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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어록서 찾은 쉬운 불교의 길 ‘자비와 기도’

  • 불서
  • 입력 2022.05.08 12:56
  • 수정 2022.05.08 12:57
  • 호수 1632
  • 댓글 0

기도로 사는 마음
보각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228쪽 / 1만5000원

‘불교 어렵다’는 막연한 인식에
쉬운 경전·선어록 집필 결심해
평소 습관이던 메모에서 갈무리
“부처님 가르침 한마디로 자비”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책을 만들겠다”고 발원한 보각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비”라고 말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책을 만들겠다”고 발원한 보각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비”라고 말했다.

“스님, 불교는 왜 그렇게 어려워요?”

택시운전기사가 대뜸 물었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침착하게 되물었다.

“불교 공부는 해보셨어요?”
“아니, 그렇진 않은데요. 불교라고 하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날 보각 스님은 ‘쉬운 불교’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책’이 꼭 필요하다는 결심을 했다. 중앙승가대 교수에서 정년퇴임하고 강진 백련사 주지 소임을 맡은 후 본격적으로 그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평소에도 좋은 경구나 문장, 그리고 법문할 내용 등을 틈틈이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던 스님은 수북이 쌓여 있던 메모 노트를 샅샅이 뒤져 금과옥조 같은 말씀들을 가려냈다. 그렇게 갈무리한 경전과 선지식의 말씀들을 엮어 한 권의 책 ‘기도로 사는 마음’에 담았다.

“이곳저곳에서 법문요청이 들어와 1년에 수백 차례 법문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 마디라도 부처님의 말씀, 선지식들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평소에 메모해 놓았던 명구들입니다. 그 가운데 누구라도 쉽게 접하고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문장들을 골라 약간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가려 뽑은 명구 가운데 첫손에 꼽은 구절은 ‘아함경’에 나오는 ‘몸뚱이는 음식을 먹고 살고, 마음은 기도를 먹고 산다’이다. 스님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매일 일정량의 음식을 먹지 않으면 몸을 지탱할 수 없듯이 수행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매일 기도하고 수행하지 않는다면 밥을 굶은 것 마냥 마음이 허기지고 종국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말 것이라 확신한다. 책 제목을 ‘기도로 사는 마음’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다음 구절은 자비와 인내, 그리고 남을 돕자는 가르침들이다. 스님의 삶과 그대로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보각 스님은 1974년 사회복지라는 말조차도 낯설던 시절, 스님으로서는 최초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1984년부터 중앙승가대 강단에서 스님들에게 사회복지를 가르쳤다. 그렇게 배출한 제자들이 수천 명이다. 하지만 교단에서 이론으로만 사회복지를 전한 것은 아니다. 

1994년 삼전종합사회복지관장을 시작으로 원주 소쩍새마을과 상락원, 자제공덕회 등을 불교계 대표 복지시설로 성장시켰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지만 한결같이 스님에게 맡겨진 시설들은 운영이나 재원 등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해 있을 시기였다. 체계를 바로잡고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그대로 자비와 인욕의 선불장이었다. 특히 2011년 조계종승려복지회가 태동해 기틀을 잡는 과정에서 이론적, 실천적 토대를 제공하며 제도 정착에 크게 공헌한 인물로도 손꼽힌다. 이같은 공적으로 2021년 8월 만해대상을 수상했다. 스님은 이때 받은 상금에 더해 1억원을 조계종 백만원력결집불사에 전달하며 승려복지회의 안정적 운영과 불교요양원 건립을 발원했다. 

스님의 희사 또한 새로운 일이 아니다. 스님은 2016년 인도 쉬라바스티에 자리한 한국 사찰 천축선원 인근에 ‘보광학교’를 건립하고 지금까지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중앙승가대에 재직하던 2014년부터 퇴직 때까지 매년 1억원씩, 총 5억원을 중앙승가대에 교육발전기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정년퇴임식을 마친 후에도 3000만원을 중앙승가대에 승가교육발전기금으로 전달하며 마지막까지도 나눔을 실천했다. 

“기도는 내 자식 잘되게 해달라게 하는 것이 되어서는 결코 안되지만 오늘날 이런 세태를 외면하거나 부정만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보각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비이며 종교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 있다”며 “이 책에 실려있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선사들의 말씀을 통해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불교의 참된 진리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32호 / 2022년 5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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