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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 위한 의식문 속 가르침 풀어낸 백과사전

  • 출판
  • 입력 2022.05.23 13:56
  • 호수 1633
  • 댓글 2

불교 재齋의례 게송
지홍법상 지음 / 문학연대
1392쪽 / 5만원

재(齋) 의례 사용되는 게송 가운데 590수 가려 우리말로 뜻 풀이
"영가에게 법문 전하는 게송에 담긴 의미는 부처님 가르침 진수”

법상 스님은 “재 의례 게송에는 명명백백한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법상 스님은 “재 의례 게송에는 명명백백한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불교 재(齋) 의례의 대부분은 죽은 자를 위한 법회다. 재 의례에서 행해지는 시식(施食)은 음식을 베풀어 영가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것으로 보이나 실상 시식(施食)의 본질은 법식(法食)이다. 법문을 들려주어 무명을 타파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원력이 담긴 것이다. 법식을 베풀기 위해서는 재를 주재(主宰)하는 이가 그 의례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뜻을 모르고 하는 염불은 염불(念佛)이 아닌 구불(口佛)이라 하여 예부터 경책하였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재 의례의 구조는 문사(文辭), 게송(偈頌), 진언(眞言)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 내용은 이른바 ‘산보집’이라고 불리는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義梵音刪補集)’과 ‘작법귀감(作法龜鑑)’에 실려 있다. 여기에서 재 의례에 주로 사용되는 게송만 발췌하더라도 무려 600여 수에 달한다. 

사찰의 주련을 우리말로 풀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진력해 온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이 이번에는 재 의례에 쓰이는 게송 가운데 590수를 엮어 ‘불교 재(齋)의례 게송(문학연대)’을 출간했다. ‘나고 죽음이 없는 도리를 노래하다’라는 부제처럼, 스님은 재 의례의 게송에 명명백백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음을 밝힌다.

법상 스님은 “불교 의례의 게송은 모두 한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자의 특성은 축약하는 언어구조로 되어 있어서 이를 풀이하지 않으면 문사(文辭)는 물론 게송(偈頌)이 뜻하는 바를 알기 어렵게 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스님은 “의례 자체가 수행의 일상이라고 할 정도로 불교에서 의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한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스님과 불자들을 위해 반드시 게송의 원문을 우리말로 풀이한 자료가 필요하다”며 “재 의례 게송의 ‘백과사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집필한 이 작은 한 걸음이 출발이 되어 훗날 눈 밝은 이가 이를 보태고 구부려진 것을 바로잡는 데 작은 밑거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법상 스님은 전국 도량을 참배하며 전각 곳곳에 그려진 벽화와 기둥에 걸린 주련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관련 자료를 수집, 원문 확인과 설명을 추가해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절판)’ ‘사찰에서 만나는 주련(2022, 문학연대)’을 책으로 출간했다. 사찰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벽화와 주련에는 주옥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지만 정작 많은 이들이 보고 지나치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그 속에 담긴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재 의례’ 역시 마찬가지라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오랜 세월 수많은 스님이 읊어왔고 불자들도 사찰에서 법회와 의식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송이지만 정작 그 내용을 모르고 한문 음만 반복하는 현실의 안타까움이 컸다. 스님이 책을 통해 전하는 당부에는 미래 세대를 위해, 단절된 불교가 아닌 소통의 불교를 간절하게 제시한다. 

“세상사 늘 그렇듯이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없는 법이다. 숲이 우거지면 새가 날아들고, 물이 깊으면 고기가 모이기 마련이다. 교(敎)가 깊으면 대중이 모여들고, 선(禪)이 깊으면 비불(非佛)은 없는 법이다. 하물며 세상일도 그럴진대 선(禪)과 교(敎)의 우열을 나누는 자가 있다면 이는 눈먼 자가 코끼리의 다리를 짚는 격이다. 사대(四大)가 모여서 만물을 이루듯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숨은 공로자가 많음을 함께 밝혀 둔다. 인연 있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김해=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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