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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석조 납골탑

기자명 남배현
  • 교계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일반묘지보다 환경 더 훼손, 불탑형 남발…또 다른 훼불

점차 대형화…가격 천정부지

더는 곤란…납골당 유도해야


‘부도 또는 불탑형 납골탑은 1000년이 지나도 끄덕 없다. 머지 않아 묘지보다 더 환경을 훼손하는 유해물이 될 것이다.’

전국의 산과 들에 불탑을 본떠 조성한 납골탑이 마구 들어서고 있다. 이런 식으로 납골탑이 늘어나다 보면 몇 년 후 전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큰스님의 부도와 그 형태를 같이하는 납골탑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을 듯 하다.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화장 후 그 유골을 안치할 수 있는 납골탑은 대형 묘지를 대신해 국토 잠식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대안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1995년 이후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대다수 사찰의 납골탑들은 불교 안팎에서 모두 비판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교계 내부에서는 “부처님과 역대 큰스님들의 가르침 자체를 의미하는 부도나 불탑 형태의 납골탑에 일반인들의 유골을 안치하는 것은 훼불 행위인 동시에 판매가 뒤따르기 때문에 매불 행위”라면서 그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교계 밖에서도 “자연 환경을 파헤친 뒤 설치하는 석조 납골탑은 100∼200여 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묘지와는 달리 내구성이 반영구적”이라며 “납골탑은 앞으로 국토와 자연 환경을 훼손시키는 또 하나의 주된 원인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교계 안팎에서 함께 제시하고 있는 이런 문제점들은 결코 기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좥법보신문좦이 납골 3000기 이상을 유치할 수 있는 대형 사찰 납골시설 10곳에 대한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경북의 A사를 비롯한 충북 B사, 경남 C사 등 모든 사찰에서 납골탑을 분양하고 있었으며 대부분 1000개 이상의 납골탑을 경관이 빼어난 산과 들을 깎아 이미 조성해 놓은 상태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젠 탑의 높이와 그 형태가 더 크고 호화롭게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도와 석등 또는 불탑형 납골탑의 높이가 1.5m에서 3m로 커졌고 탑신에는 다채로운 문양을 새겨 넣어 한껏 품격(?)을 높였다. 이렇듯 납골탑이 외형적으로 덩치가 커지다 보니 그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경북 A사찰에서 분양하는 가족용 납골탑(9기 안치)의 가격은 2900만원이며 개인탑의 판매가는 750만원에 달한다. 서랍형 납골당 1기를 안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대개 150∼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납골탑을 분양하는 다수의 사찰들은 “불자들이나 일반인이나 큰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부도와 비슷한 모형의 납골탑에 조상의 유골을 봉안하고 싶어해 납골탑 분양에 나서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용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판매하고 있다는 변명이다. 교계 납골 시설들이 묘지의 국토 잠식 문제를 해결하고 불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참된 복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훼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납골탑 대신 바람직한 새 모델을 찾아야 할 때이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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