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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토진종, 포교 난항 직면

  • 해외
  • 입력 2022.07.22 20:32
  • 호수 1642
  • 댓글 1

고령화로 은퇴하는 법사 증가
코로나로 법사 수급 더 어려워
“첫 해외고시, 임시방편 불과”

샌디에이고 정토진종 사찰의 법회 모습. [부디스트도어글로벌 캡처]
샌디에이고 정토진종 사찰의 법회 모습. [부디스트도어글로벌 캡처]

1899년 두 명의 법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본인 이민자의 가정집에서 봉행한 첫 법회를 시작으로 120년 이상 미국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온 정토진종. 발전을 거듭해 미국 전역에 60개 이상의 불교사찰과 수천 명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법사가 은퇴하면서 포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토진종 미국지부 교구장인 마빈 하라다 법사에 따르면 미국불교사찰연합(BCA)은 이전부터 법사 수 감소문제를 겪어왔으나 매년 일본에서 교시를 치르는 신임 법사들과 기존 법사들의 미국 입국으로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출국이 금지되자 예비 법사들이 일본에서 법사 고시를 치를 수 없었고 본토의 법사들도 미국으로 올 수 없었다. 이에 점차 법사가 상주하지 않는 사찰이 증가해 현재 12여개의 사찰이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라다 법사는 “이전에도 부족했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더 악화됐다”며 “샌프란시스코, 스톡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뉴욕 등 여러 지역에서 빈 사찰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맷 하마사키 법사는 2020년 4월부터 북부 캘리포니아의 한 사찰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플로린, 플레이서, 매리스빌에서 포교를 담당했던 법사들이 은퇴함에 따라 3개의 빈 사찰을 추가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그의 사찰에만 소속된 700여명의 불자에 3개 사찰의 불자 수를 더하면 900여명의 불자들을 마주하는 셈이다. 그는 “법사지망생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법회를 이어나가는 등 사찰 운영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신자 100명당 1명의 법사가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들었지만 실제로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서부 시카고에서는 론 미야무라 법사가 사찰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팬데믹 이전에도 미니애폴리스와 클리블랜드 사찰 관리를 도왔다. 팬데믹 이후로는 법사가 은퇴해 빈 사찰이 되어버린 뉴욕 불교사찰을 추가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다행히 게일 이나바 뉴욕 사찰운영회장의 도움으로 2020년 9월 대면법회를 재개하는 등 포교활동이 일부 정상화됐다. 미야무라 법사는 “이나바 회장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에 부쳤을 것”이라며 “신도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함양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토진종은 고령화와 팬데믹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법사 감소문제를 영상녹화, 온라인 생방송 등 인터넷을 활용한 방법으로 잠시 늦췄다. 젊은 세대는 온라인 법회로 신행생활을 이어갔으며 고령의 불자들은 사찰에서 보내는 편지 등으로 공지와 법회 내용을 전달받았다. 하마사키 법사는 “많은 인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불교에 관심 있던 사람들을 온라인 법회로 끌어들여 새로운 구성원으로 만드는 데에도 도움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토진종은 8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법사 고시를 열어 신임 전법사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직접 포교에 나서기까지 교육과 실습 등으로 시간이 걸리지만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한다는 의미다. 하라다 법사는 “일본 이외 지역에서의 고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토진종으로서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시를 통해 신임 법사들이 일부 보충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2호 / 2022년 7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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