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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 물이 바다 되려면 곧장 바다로 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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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9 11:42
  • 수정 2022.08.09 11:43
  • 호수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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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선원, 8월6일 부산 본원서 20주년 기념 법회 개최
2002년부터 김태완 원장이 간화선 이전의 조사선 지도

“대학 빈 강의실에서 조사선을 공부하는 소모임에서 선원으로 발전한 지 20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불자님들이 공부에 대한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꿈을 꾸고 있는 상태입니다. 꿈이라는 망상에서 깨어나고자 하는 원력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온갖 분별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진정한 자신을 찾길 바랍니다. 하지만 깨달음을 생각으로 헤아려 이해하거나 노력해 얻으려 해선 안 됩니다. 깨달음은 원하는 사람에게 저절로 일어나는 무위법(無爲法)이지, 애써 얻는 유위법(有爲法)이 아닙니다.”

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의 조사선수행도량 무심선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이에 김태완 무심선원장은 8월6일 부산 본원에서 ‘개원 2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하고 불자들에게 꾸준히 정진할 것을 독려했다. 오후 2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3시간동안 김태완 선원장의 법문으로 이뤄진 법회에는 서울·인천·대구·하동 등 각지에서 150여명의 불자가 참석해 개원 20주년을 축하했다.

무심선원은 1998년 당시 대학 강사였던 김태완 선원장이 선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빈 강의실에서 정기적으로 선에 대해 토론하던 것이 시작이다. 2000년 부산대학교대학원에서 ‘중국 조사선 연구’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원장을 중심으로 조사선 소모임이 결성되고, 모임이 커져 2002년 부산 남산동에서 선원을 개원한다. 2004년 양산 배냇골에서 제1회 조사선정진법회를 개최했으며 2008년 해운대 선원으로 이사, 서울법회 운영위원회를 결성했다. 2017년에는 대구법회 운영위원회를 결성하고 현재 위치인 부산 문현동에 자리 잡았다.

무심선원은 송나라 대혜종고 선사에 의해 확립된 간화선 이전의 정통선인 조사선을 지향한다. 김 원장은 이날 법문에서 “깨달음에는 과정이 없다”며 “어떻게 해서 깨닫는다는 생각은 전부 망상”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조사선은 점차적으로 수행(修行)해 깨달음에 이르는 점수(漸修)가 아니라, 스승의 직지인심 가르침 한 마디를 듣고 즉각 깨달음에 이르는 언하돈오(言下頓悟)이다. 스승과 제자가 직접 대면해 마음에서 마음으로 깨우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며, 깨달음이란 깨닫고자 하는 서원에 의해 성취되는 것이지 수행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을 원하는 마음으로 지도자의 법을 믿고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면 언젠가 홀연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선을 공부하는 사람은 곧장 깨닫기를 바라는데, 본래 완전하고 깨달아 있다는 사실을 지금 알아차려야 깨달음이 현실이 된다. 김 원장은 “한 방울의 물이 바다가 되려면 스스로를 잊고 곧장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며 “조사선을 공부하려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오직 깨달음에 마음을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회를 마친 후 불자들은 김 원장의 법문을 되새기며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무심선원과 10여년의 인연을 맺고 있다는 임경두(74) 불자는 “얼마나 오래 공부했는지 따지기보다 그저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원장님의 법문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방편으로 생각하며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말선(85) 불자도 “단지 공부하겠다는 원력으로 꾸준히 정진했더니 점차 마음이 가벼워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한 자신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정진하는 자세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심선원은 이날 본원 기념법회를 시작으로 8월7일 서울 개운사서 ‘선문공안집(상)’ 주제 법회를, 9일 대구 불교대구회관에서 ‘선문공안집(하)’ 주제 법회를 잇따라 봉행했다. 또한 8월12~15일 4일간 경북 구미 선산청소년수련관에서 김태완 선원장의 법문을 듣고 수행하는 ‘여름 조사선 정진법회’를 앞두고 있다.

부산=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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