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암 이정호 선생께 10여년 동안 서법을 배웠지만, 아직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아흔이 됐으니 세상에 내놓아보라는 평암 선생의 권유와 제자들 모임 ‘고구려아이문학사랑회’의 도움으로 시서전을 마련했습니다.”
법보신문 ‘서사시로 읽는 부처님 생애’ 연재를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는 원로 아동문학가 중리 신현득 시인이 올해 구순(九旬)을 맞아 시서전을 연다. 9월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도봉구민회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자리에는 직접 먹을 갈아 붓으로 옮긴 자작시 64편이 전시된다.
신현득 시인은 “세상살이에 수단이 부족하고 어둔한 이 사람을 아껴주시는 선배, 친구, 문학동우들과 후배, 제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늘 곁에서 지켜주시는 시방상주 부처님께 감사의 삼배를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된 작품은 자작한 유아시, 동시, 일반시에 9편의 고전을 곁들여 64편을 녹(錄)한 것”이라며 “전시를 주관한 고구려아이문학사랑회에 고마움을 전하며 사는 날까지 국민과 문단, 서예계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지니겠다”고 인사했다.
이정호 서예가는 “신현득 시인의 이 전시는 말 그대로 선생의 온 열정과 노구로 일궈낸 육필 서예잔치”라며 “평소 연로한 몸에도 작은 검정배낭에 책을 지니고 다니면서 메모하는 모습, 조용한 붓놀림으로 정진하는 모습은 그대로 동학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 있다. 신현득 시인의 구순 시서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송영숙 고구려아이문학사랑회 대표는 “우리 제자들은 신현득 선생님으로부터 시를 배우고, 깊은 사유법을 배우고, 역사의식과 민족의식을 배우고, 사도(師道)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며 “구순을 맞이한 선생님께 배움의 인연이 있는 후학들이 고구려아이문학사랑회를 결성하고, 선생님의 자작시를 서예작품으로 쓰신 시서전을 차리게 됐다”고 인연 있는 이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신현득 시인은 1933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안동사범대를 졸업하고 21년간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소년한국일보 기자 및 취재부장으로 15년간 재직했으며 단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 당선으로 등단해 소년한국 신인문학상, 세종 아동문학상, 평화통일 서예공모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47호 / 2022년 9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