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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도소에도 불교 전하는 교정교화전법사 있다

  • 해외
  • 입력 2022.09.02 19:06
  • 호수 1647
  • 댓글 0

다니엘 트로약, 도쿄서 3일 집중수행 동참 후 불자 되기로 결심
재소자·교도관 위한 상담·명상 등…불교호스피스전문가도 병행

다니엘 트로약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재소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트라이시클 캡처]
다니엘 트로약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재소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트라이시클 캡처]

기독교계 종교인이 전체 종교인구의 67%를 차지하는 호주에 부처님 가르침으로 교정교화 활동을 펼치는 전임 전법사가 있어 화제다. 

해외매체 트라이시클은 8월25일 “호주 최초의 전임 불교 교정교화전법사 다니엘 트로약(Daniel Troyak)이 1000명 이상의 재소자들을 수용 중인 시드니 롱베이교정센터(Long Bay Corrctional Centre)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마음챙김을 비롯한 명상 지도, 정신건강을 위한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니엘 트로약은 학교를 졸업한 뒤 콴타스항공(Qantas Airaways)에서 국제승무원으로 근무했다. 직업 특성상 출국하는 날이 많았던 그는 20대에 첫 명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당시 지도한 사람은 힌두교 구루였다. 다니엘은 “인생을 바꾸는 멋진 경험이었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다니엘은 2015년 티베트불교 스승이자 세계적인 영화감독 종사르 켄체 린포체가 지도한 도쿄 3일 집중수행에서 불교를 접했다. 친구의 좌복을 전하러 사찰로 향한 다니엘은 사찰 종무원의 권유에 못 이겨 법당에 앉았다.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던 그는 도망치기 위해 문 가까이 앉았다. 그러나 켄체 린포체가 보리심에 대한 법문을 시작하자 곧 빠져들었고 내리 3일을 머물렀다.

법문을 잊지 못해 티베트불교 수행자가 되기로 결심한 다니엘은 미국의 아비크리타 바즈라 린포체를 은사로 모시고 수행해 전법사가 됐다. 이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불교협의회가 후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지역 대학에서 임상종교사 인증도 받았다. “부처님 가르침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다니엘은 “사람들은 나를 보고 해피 채피(Happy Chappy, 행복한 사람을 의미하는 속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롱베이교정센터에서 수행에 관심이 있거나 정신적·감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불교에 기반한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재소자뿐 아니라 힌두교도와 시크교도 교도관들도 신앙, 종교, 명상 등을 질문하기 위해 그를 찾는다.

그는 명상이 재소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확언했다. 교도소 내부는 싸움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재소자들은 사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기에 정신적 피로를 호소한다. 명상은 이러한 재소자들을 안정시키고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도록 훈련시켜 문제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다니엘은 좌선명상 이외에 일상에서 쉽게, 움직이면서도 할 수 있는 명상법을 개발해 지도하고, 명상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는 진언을 염송하도록 안내한다. 소책자, 잡지,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포스트잇 메모 등도 배포한다. 

그의 활동은 전법사 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센터 내 보건실을 포함해 외부의 지역병원에서 투병 중인 재소자도 돕는다. 이들 대다수는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과 연락이 끊긴 채 혼자 병마와 싸우고 있다. 다니엘은 재소자들을 위로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불교호스피스전문가의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다. 

다니엘은 “통계에 따르면 재소자들의 76%가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정신적·정서적 돌봄으로 그들을 지원하고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7호 / 2022년 9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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