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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독송 수행 지민정(자비수·66)

기자명 법보

시어머니와 절 다니며 불교 접해
미신 믿는다며 무시하던 남편도
위험한 고비 넘기고 불교에 귀의
언제나 마지막처럼 최선 다할 것

자비수·66
자비수·66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에 귀의합니다. 남편과 결혼한 뒤 시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기 전까진 불교를 잘 알지 못했다. 당시엔 공양올리고 기도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다 ‘오로지선원 유튜브 천일정진’과 인연이 닿아 동참하며 ‘금강경’을 접하게 됐다. 적은 나이가 아니기에, 이번 생의 마지막 천일정진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금강경’을 수차례 독송하고 있다.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평일에는 동해, 주말에는 원주를 오가며 과연 내가 제대로 회향할 수 있을지 걱정도 들지만 부처님께서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마음으로 여법하게 회향할 수 있길 발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정진하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부처님과의 약속이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매일 새벽 생방송으로 듣고, 낮에 다시 들으면서 필기하고, 저녁에도 복습으로 다시 들으면서 매일 ‘금강경’ 3독을 생활화했다. 

차차 수행과 정진이 일상이 되면서 여러 어려움들이 극복됐다. 매일 늦게 집에 들어오던 딸과 사위도 새벽에 일어나 정진하는 나를 내심 응원하며 배려해줬다. 하지만 남편은 이해해주려 하지 않았다. 평일 동해에서 손주들과 있을 땐 마음 놓고 새벽에도 정진했지만 주말 원주에서는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이어폰을 끼고 스탠드 조명 아래에서 정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끊임없이 기도하고 정진하면 남편도 바뀔 것이라 믿으며 좋은 도반이 되게 해달라고 발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400일이 지났을 즈음 병원에서 갑자기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보호자분 빨리 병원으로 오세요. 남편 분께서 위독하십니다.” 아침에 건강한 모습으로 MRI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던 남편이 검사 중에 호흡곤란과 심정지가 와서 위급한 상황이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應無所住 而生其心]는 ‘금강경’ 사구게를 늘 마음에 보배처럼 담고 살았지만 막상 현실이 닥치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직 남편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의식은 돌아온 듯 했지만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정신을 가다듬고 ‘금강경’을 독송하며 남편의 쾌유를 기원할 수 있었다. 오로지선원 주지스님과 도반들도 한마음으로 기도해줬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인지 남편은 사흘 만에 기적적으로 자가 호흡을 할 수 있었고, 다음날 퇴원했다.

천일정진을 하면서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나쁜 일은 나쁜 일대로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런 믿음 덕분인지, 남편은 퇴원 후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죽음의 경계까지 다녀온 뒤론 몰라보게 달라졌다. 절에 다니던 나를 미신이나 믿는다고 타박하던 남편이 함께 절에 찾아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불교서적과 불교방송도 몰두해 보고 있다. 이제 남편은 좋은 도반이다. 이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가 아닌가 싶다.

요즘도 하루를 정진으로 시작하여 정진으로 마무리한다. 무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꾸준히 하는 것이 수행이라는 스님의 가르침을 지남으로 삼아, 매일 작은 것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3월만 해도 코로나19로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었는데, 유튜브 새벽정진에 참여하고, ‘금강경’을 스승으로 삼으면서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매 순간이 눈부시게 빛난다. 내 마음도 불법의 향기로 가득하다. 불법의 인연에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바로 지금 일뿐 다시 때는 없다[卽時現今 更無時節].”

임제선사의 가르침처럼 항상 지금이 삶의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살 수 있길 서원한다. 불보살님께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남은 생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자 한다. 

불교의 흥망(興亡)은 바로 불자들에게 달려있다. 불자들이 신심과 원력으로 수행하고 정진할 때, 불법이 시방법계에 널리 꽃피울 것이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1647호 / 2022년 9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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