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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불영사 주지 심전일운 스님

자기의 마음을 제대로 보는 것이 오늘을 잘 사는 비법입니다

모든 것은 매 순간 변하고 사라지니 집착할 필요 없어
과거‧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오늘을 잘살면 내일도 좋아
수행으로 몸과 마음 평화‧일념집중‧열린 마인드 갖춰야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은 “불교는 늘 지금 현재, 일념을 보게 하는 것이 핵심 가르침”이라며 오늘을 잘 사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은 “불교는 늘 지금 현재, 일념을 보게 하는 것이 핵심 가르침”이라며 오늘을 잘 사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오늘은 불영사를 찾은 여러분에게 ‘오늘을 잘 사는 방법’에 대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사바국토라고 합니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다 속에 사는 중생들, 하늘을 떠다니며 사는 중생들, 땅속에 사는 중생들, 이렇게 수많은 중생 속에서 여러분은 사람의 몸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몸을 받기도 어려운데 부처님의 법을 만나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불교가 왜 이렇게 중요하고 소중한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 불교는 늘 지금 현재, 일념(一念)을 보게 하는 것이 핵심 가르침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보는 눈이 바깥으로 향해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늘 자기를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을 보면 물을 통해서 나를 보는 것입니다. 산을 보면 산을 통해서 나를 보는 것입니다. 좋은 것을 보면 좋은 것을 통해서 나를 보는 것입니다. 나를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보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잘 관찰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일념에 집중이 되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깥 대상만 보고 시시비비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갈등이 일어납니다. 국가 간에도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다툼이 일어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이 무상하다고 하셨습니다. ‘금강경’에도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세간의 유위법은 꿈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환상과 같은 것이다, 물거품과 같은 것이다,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변한다는 뜻입니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고 진실할 수가 없다, 매 순간 쉼 없이 변하고 있다, 매 순간 변화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집착하거나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 예쁜 장미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고 합시다. 사람들은 그 꽃을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다툽니다. 그 다툼을 통해 결국 소유자가 생깁니다. 꽃이 그냥 그대로 아름답게 피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꽃은 시들고 결국 죽습니다. 그렇게 꽃이 시들고 죽으면 소유자는 결국 꽃을 버리게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 꽃이 피어서 지고 없어질 것을 바로 알기 때문에 절대 소유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바라봅니다. 아름다움을 그냥 봅니다. 그러면서 자기를 봅니다. 그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떻게든 쟁취하려 하고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싸움이 일어나고 투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행복합니다. 눈으로는 대상을 보고, 귀로는 소리를 듣고, 코로는 냄새를 맡고, 입으로는 말을 합니다. 팔, 다리는 움직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눈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눈은 보는 역할만 합니다. 눈을 보게 하는 주인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보게 해야 눈이 보는 것입니다.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듣게 해야 귀가 듣는 것입니다.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모두 마음이 시켜서 하는 것입니다. 이 몸은 하드웨어에 불과합니다. 껍데기입니다. 진짜 주인은 소프트웨어, 마음입니다. 그래서 마음 하나를 다스리면 눈을 다스릴 수 있고 귀를 다스릴 수 있고 코를 다스릴 수 있고 입을 다스릴 수 있고 손발을 다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늘 불자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오늘을 잘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번 생에 태어나서 이번 생에 모든 것을 마감할 것 같으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을 삽니다. 우리 마음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반야심경’의 가르침입니다. 나지도 죽지도 아니하기에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잘 살면 내일이 좋아집니다. 오늘을 잘 살면 10년 후가 좋아집니다. 오늘을 잘 살면 100년 후도 좋습니다. 오늘을 잘 살면 다음 생도 좋아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을 잘 살지 못합니다. 오늘을 근심과 걱정과 번뇌와 망상으로 살아갑니다. 과거 속에 있거나 미래 속에 있습니다. 현재를 살지 않습니다. 자기를 봐야 하는데 늘 바깥만 봅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무척 간단합니다. 얼마든지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과 산, 사람 그리고 모든 대상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챙길 수 있습니다.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바깥만 보니까 알아차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늘을 잘 살 수 있는가. 답은 분명합니다.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는 망상을 제거하기 위해 화두를 들거나 염불하거나 집중적으로 기도를 합니다. 선방에서 정진하는 스님들께서 항상 화두에 집중하는 것은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며, 바로 지금 현재를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 일념이 청정해야 합니다. 지금 일념에 집중해야만 여러분이 잘살 수 있습니다. 

불영사의 2022년도 슬로건은 ‘지금 행복하고 지금 감사하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떠나서는 ‘나’라는 존재가 없습니다. 지금 이순간의 일념 안에 과거‧현재‧미래가 다 존재합니다. 지금 이순간이 없는 어제나 내일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인생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일념을 놓칩니다. 하루를 놓치고, 한 달을 놓치고, 10년, 20년 그냥 그렇게 사는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지금부터라도, 오늘 하루를 정말 신심이 나게, 신바람 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현대 과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계화, 인공지능화, 로봇화를 두려워해야 합니다. 내가 시간을 지배하고 내가 물질을 지배하고 내가 모든 세월을 지배하고 살아야지 시간의 지배를 당한다거나 물질의 지배를 당한다거나 다른 존재의 지배를 당한다면 그것은 노예의 생활일 뿐 주인의 역할이 아닙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훌륭한 법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도 늘 시간에 쫓기고 물질에 쫓깁니다. 돈 때문에 양심도 다 팔아버리고 부모도 팔아버리고 친구도 팔아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요즘 정신질환자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정신의 건강을 지키고 육체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 저는 늘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마음의 평화입니다. 미워하고 원망하고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의 정신은 쉴 날이 없습니다. 잠을 자도 아마 쉬지 못할 것입니다. 육체는 잠을 자지만 정신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늘 괴롭고 몸이 좋지 않습니다. 몸과 함께 마음도 쉬어야 합니다.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불조심을 위해서만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나 깨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길을 걷고 있을 때는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밥을 할 때는 밥하는 것에 집중하고, 화장실 갈 때는 화장실 가는 데 집중하고, 일을 할 때는 일하는 데 집중하면 됩니다.

심처존불(心處存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부처님이 계십니다. 여러분이 안방에 가면 안방에 부처님이 계시고, 시장에 가면 시장에 부처님이 계시고, 백화점에 가면 백화점에 부처님이 계시고,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에 부처님이 계십니다. 부엌에 있으면 부엌에 부처님이 계십니다. 부처님은 24시간 그림자처럼 함께 한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세 번째는 열린 마인드입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부정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무엇을 보더라도 좋게 보아야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지혜가 열립니다.

지혜와 어리석음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어리석음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이고, 지혜로움은 바로 쌀로 밥을 짓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게 살아갑니다. 물질은 허망하고 무상합니다. 수많은 괴로움을 주고 생사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탐욕입니다. 금생에 의식이 있을 때 탐욕을 끊어내지 못하면 세세생생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탐진치(貪瞋癡)의 삼독(三毒)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청정하게 하면 됩니다. 몸으로 짓는 업, 입으로 짓는 업, 생각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면 삼독심은 저절로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수많은 지식을 들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목이 마를 때 스스로 물을 마셔야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 일념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열린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하면 그대로 행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남을 따라 하기 좋아하고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을 만족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여러분은 매 순간 기적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땅을 가르는 것이 기적이 아닙니다. 지금 눈으로 볼 수 있는 이 자체가 기적적인 삶입니다. 지금 이 순간 기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고 또 불교 공부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이 기적의 삶에서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그 배움을 꼭 실천하시기를 바랍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8월28일 부산 여래사불교대학 주최 ‘선지식 친견 성지순례- 제2차 울진 불영사 순례’에서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이 ‘오늘을 잘 사는 방법’을 주제로 설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1649호 / 2022년 9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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