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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수행 구영애(법연지·55) - 하

기자명 법보

괴로움은 생각 나름 알려 수행
선, 어렵다는 오해로 기피했지만
스승 믿고 정진 후 우울증 극복
어려운 대중 돕고자 정진할 것

단순히 한국을 멀리 떠나 인도까지 갔기 때문에 행복했던 것이 아니었다. 마음을 괴롭히던 각종 잡념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수행에 매진했기에 행복했던 것이다. 

모든 괴로움은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생각에 따라 변화함을 알자는 마음으로 수행했다. 매순간 들었던 부정적인 생각이 내 원래 모습이라는 착각으로 괴로움과 우울에 파묻혀 살아온 긴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처음에는 선은 어렵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 생각해 지레 겁먹고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정 반대였다. 

가야산선원장 효담 스님은 법문마다 “선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에 따르면 선은 하나도 어렵지 않지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 사람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설마 이건가’하는 생각이 알아차림을 막고 있다.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부리고 있는 고집과 모든 집착을 그저 내려놓는 순간, 살아오며 배우고 익힌 모든 앎과 상식을 내려놓는 순간, 열심히 지도해주는 스승님이 안내하는 그 길을 그저 믿고 따라 가는 그 순간 이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거울 앞에 물건을 세우면 그 즉시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몰록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물론 높은 경지의 수행자들에 비해 나의 알아차림은 많이 미숙하지만, 이 미숙한 알아차림만으로도 괴로움과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수행하기 전에는 마음 깊숙히 숨어있는 부정적 생각과 감정들이 순간 훅 올라와 괴롭고 힘들 때가 있었다.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휩쓸렸다. 

이제는 부정적인 생각에 완전히 매몰돼 자신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알아차림 덕분에 매순간 일어나는 생각을 바라보고 개선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이제 겨우 알아차림을 시작했고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첫 걸음마를 뗀 선 초보자이기에 스님께서 그토록 쉽다고 하는 선이 어느 순간 어렵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선 공부를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선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했기에 공부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선이 다시 어려운 것이 되지 않도록 선원에서 도반들과 함께 선 법문을 들으며 꾸준히 공부하고 수행에 매진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수행이 무르익게 된다면 내가 겪었던 힘든 시간을 똑같이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괴로움과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선 수행으로 안내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선을 알고 수행정진 함으로써 괴로움과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언제나 선을 즐겁게 가르쳐 주신 가야산선원장 효담 스님과 금후 스님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수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또 항상 의존하며 떨어질 수 없었던 우울증 약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기를 수 있었다.

나아가 스님처럼 누군가에게 도움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서원까지 세웠다. 전부 선원에서 스님을 만나 공부한 덕분이다. 인연에 감사함을 느낀다. 

결국 우리의 삶은 온전한 자신을 찾는 과정인 것 같다. 부처님이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고 가르치신 것처럼 지금 눈앞을 가리고 있는 고통과 우울, 잘못된 욕망을 내려놓고 참된 나를 찾는다면 불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길을 알려주는 사람은 내 길을 대신 가줄 수 없다.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스스로 변화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깨어있음이 바로 참된 행복이다.

불성을 발견하고 남을 도우며 살아가기 위해 부처님 가르침을 본받아 나부터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정진 또 정진할 것이다. 

삶의 각오를 여실히 다지며 이만 글을 줄이고자 한다.

“선을 만난 후 전보다 훨씬 단단해지고, 순간순간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삶에 어려움을 겪는 대중들이 선을 공부하고 행복을 마주하길 간절히 발원합니다.”

[1650호 / 2022년 9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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