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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스님 “한국불교 사면초가…포교만이 대안”

  • 교계
  • 입력 2022.09.29 16:44
  • 호수 1651
  • 댓글 20

9월29일 종무원 대상 ‘종책기조 강연’
“불자수 감소 심화…청년층 불교 외면”
“현대인 고통 해소할 포교 나서야”
명상치유센터·종합포교센터 건립 추진
승려복지 위해 요양병원 인수·법인 설립
“경주 열암곡 부처님, 일으켜 세울 것”
“국립공원·문화재관람료 문제 개선”강조

“불교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종교인구 감소가 두드러져 사찰을 찾는 불자들의 수는 갈수록 줄어듭니다. 젊은 층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입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대안은 포교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월29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및 일반직 종무원을 대상으로 ‘37대 총무원 집행부 종책기조’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포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강연은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진우 스님이 향후 4년 종단운영에 대한 기조를 설명하고 종무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진우 스님이 총무원장에 취임하기 이전부터 현재 불교계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한 깊이 고민했고, 이를 통해 총무원장 후보 당시 마련한 공약들을 어떻게 추진해 갈 것인지 이해를 구하겠다는 취지다.

진우 스님은 이날 “불교계가 처한 현실을 보면 암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과거 불자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에 달했지만 1990년대 이후 1000만명으로 줄었고, 몇 년 전 인구통계에 의하면 700만명에 그치는 등 불자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청년층의 불교 외면현상은 더 심각해 미래불교에 대한 전망이 암담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우리 스스로 불교가 왜 좋은지, 부처님 가르침이 마음의 고통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고, 이웃들에게 설득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나이가 든 분들은 과거 부모나 지인의 영향으로 절에 가면서 불교를 접했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부모가 절에 다닌다고 무작정 따라가지 않는다”며 “단순히 절에 가면 분위기가 좋고, 스님들이 좋고, 문화가 좋다는 식이거나 소원을 성취한다는 기복적인 말로는 결코 현대인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며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불교에 감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찰을 찾는 불자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국의 산사에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단순히 절에 머물렀다가 가는 것이 아닌 마음치유를 위한 명상을 활발히 운영하고, 순례길 등을 개발해 걷기 명상 등을 꾸준히 진행한다면 불교에 감동받는 사람들이 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스님은 “산사는 접근성이 떨어져 도심에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산사는 산사대로 특성화하되, 도심 인접한 곳에 명상힐링센터와 불교종합포교센터를 건립해 포교에 획기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명상은 불교의 참선 수행법에서 출발한 것으로 최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명상센터에서 마음치유법을 배워, 현대인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자연스럽게 전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도심 곳곳에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종합포교센터를 건립한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편안하게 불교를 접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스님은 “불교의 미래, 전법과 포교를 위해 재임기간 반드시 명상힐링센터와 불교종합포교센터를 건립하겠다”며 “종단 백년대계본부를 개편해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 및 실행을 전담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스님은 승려복지와 관련해선 “불교 요양병원을 인수해 스님들이 노후에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며 “스님들의 노후가 안정돼야 포교와 전법에 매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요양병원 인수를 위한 실무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요양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법인 설립도 추진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스님은 또 제36대 총무원 집행부가 백만원력 결집불사로 진행했던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세우기’ 불사도 가급적 빨리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님은 “예경의 대상인 부처님을 천년 넘도록 그렇게 방치하는 것은 우리의 직무유기”라며 “어떤 식으로든 총력을 기울여 하루빨리 부처님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스님은 국립공원 및 문화재관람료 문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스님은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핵심부지는 모두 사찰 토지가 포함돼 있고, 사찰을 제외하면 국립공원으로서 가치가 없을 정도”라며 “그럼에도 이에 대한 합당한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각종 규제로 제약을 받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문화재 중 60% 이상이 불교문화재이고, 지방문화재까지 포함하면 70%가 넘는데, 문화재관리에 대한 지원예산을 받기 위해 매년 정부와 밀당을 해야 하는 처지”라며 “문화재 관리주체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면밀하게 자료를 검토해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밖에 조계종 사회노동위를 중심으로 진행해 온 사회 약자를 위한 행보, 인권, 지구환경 개선 등의 대사회적 활동도 불교의 평등정신에 바탕을 두고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님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총무원장 소임을 맡은 만큼 역량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부실장 및 국장, 교역직 스님과 일반직 종무원 책임감을 갖고 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1호 / 2022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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