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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걱정 치유 커닝페이퍼’

  • 출판
  • 입력 2022.10.04 14:08
  • 호수 1651
  • 댓글 0

내 걱정 어디서 왔을까
성진 스님 지음  / 마음의 숲
280쪽 / 1만5000원

걱정·번뇌·분노·탐욕 시달리며
원인 찾지 않고 괴로움에 묶여  
70여편 작은 이야기 형식으로
대중 눈 높이 맞춘 ‘안심법문’

방송을 통해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과 유쾌·명쾌한 즉문즉설을 펼쳤던 성진 스님이 간단 명료하고 유려한 글쓰기로 다시 한 번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안심법문을 전한다. 
방송을 통해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과 유쾌·명쾌한 즉문즉설을 펼쳤던 성진 스님이 간단 명료하고 유려한 글쓰기로 다시 한 번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안심법문을 전한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다. 기도와 수행도, 그리고 모든 의식마저도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쓸 것인지에 방점이 찍혀있다. 마음을 강조하지 않은 종교가 없겠지만, 불교만큼 마음 그 자체를 중시하는 종교는 드물다.

걱정과 번뇌, 분노, 탐욕 등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감정적인 모든 것들은 다 마음이 짓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만 잘 다스리면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니 다들 평생을 마음수행에 매달리거나, 혹은 마음으로 인해 힘들게 사는 것 아니겠는가.

불가(佛家)에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는 게 있다. 달마 스님의 제자인 혜가 스님이 어느 날 달마 스님에게 부탁했다. “마음의 평화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스님께서 저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달마 스님이 대답했다. “불안한 마음을 내게 가져오라, 마음의 평화를 주리라.” 

혜가 스님이 “마음을 찾을 수 없다”고 하자 달마 스님은 말했다.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이 어떻게 그대의 마음이겠는가. 나는 이미 그대에게 마음이 평화를 주었다.”

성진 스님의 책 ‘내 걱정 어디서 왔을까’는 이 시대를 사는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안심법문이다. ‘내 걱정 어디서 왔을까’라는 책 제목은 혜가 스님이 달마 스님에게 물었던 질문과 다르지 않다. 그 화두 같은 질문에 스님은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인생의 커닝페이퍼를 건넨다는 심정으로 조단조단 일러주고 있다.

“불교는 질문합니다. 내 마음에, 내 마음 속에 있는 타인에게 물음표를 답니다. 출제자도, 채점자도 그리고 수험생도 ‘나’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미 우리 손에 커닝페이퍼가 쥐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답 또한 내게 있기에 나에게 던지는 질문, 그 물음이 답을 쓰기 전 볼 수 있는 커닝페이퍼입니다.”

사람들은 걱정을 하지만 걱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걱정의 원인을 찾을 생각은 하지않고 그저 걱정을 걱정하며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스님은 먼저 “내 걱정이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시험에 대해 괴로워하지 말고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살피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를 괜히 걱정하고 있음을 자각하거나, 어떤 문제들은 무슨 과목을 공부해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러면 걱정의 절반은 덜은 셈이다. 그리고 삶은 그만큼 더 행복해질 것이다.

“걱정, 고민, 불안, 근심, 우울, 고통. 이들의 출처가 어디일까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온 걸까요. 그 상태의 감정을 해소하고자 급급해하지 마시고 감정이 일어난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아보세요. 진료는 바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스님은 한편으로 모든 것을 놓고 쉬는 것으로 방법을 찾기도 한다. 뭘 해도 꼬이는 날은 그냥 놓아주고 쉬라고 조언한다. 문제에서 한 발짝 떨어졌을 때 의외로 답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은 70여편의 주제로 작은 이야기들이 간단명료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담긴 채 독자를 향해 조약돌처럼 반짝인다. 주제도 다양하다. 교훈적인 이야기에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번뇌,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관계와 많은 사건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한 올바른 처신까지, 한 사람이 일생동안 고민하거나 부딪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들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들로 위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 살뜰하게 일러주고 있다. 

우리의 삶은 끝없는 질문,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삶의 숙명이다. 결국 그 답을 찾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겠지만, 그럼에도 스님은 사람들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헤매거나 외롭지 않게 슬쩍 커닝페이퍼를 곁에 놓아둔다.

성진 스님은 JTBC ‘다수의 수다’에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과 함께 출연,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즉설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책 출간을 계기로 불교,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성직자로 구성된 종교 통합 중창단 ‘만남’을 창설해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고등학교 때 문예반이었다는 스님의 글은 간결하고 유려하다. 모든 글이 시처럼 간단명료하고 노을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그 짧은 글 속에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들이 시나브로 열려있다. 종교라는 벽을 넘어 많은 대중들이 스님에게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달마 스님이 혜가 스님에게 던졌던 안심법문의 의미가 조금은 선명해지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51호 / 2022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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