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대승경전 중에서 가장 먼저 성립된 경전이 ‘반야경’이다. ‘반야경’은 600권이나 되는데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도 반야경 577부에 들어있다. 600권 ‘반야경’은 공(空) 사상을 천명하고 있는 반야부 계통의 경전을 모두 집대성한 것이다. ‘반야경’은 대승불교의 골수를 담고 있는 경전이지만 내용이 워낙 방대해 경전 속에 담긴 사상과 내용을 한 줄로 관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책은 바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600권에 이르는 방대한 ‘반야경’의 핵심만을 추려, ‘반야경’의 종류와 요점을 소개하고, 사상의 흐름과 수행론에 대한 견해들을 살펴, ‘반야경’에 대한 이해는 물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도록 돕고 있다.
‘반야경’의 출현으로 시작된 대승불교는 용수의 공사상으로부터 비롯됐다. 이후 미륵·무착·세친의 유식불교, 중국·한국·일본의 선과 정토, 천태, 화엄, 진언 등 다양한 종파로 분화되었다. 그러나 그 근간에는 무상보리(無上菩提)의 가르침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여기에서 무상보리란 더 이상 없는 위없는 깨달음을 말한다. 위없는 깨달음이란 공으로부터 전개되는 모든 현상을 반야지(般若智)로 깨달아 무명(無明)의 세계로부터 명(明)의 세계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공은 현상계의 근원이고 반야는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주체이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다.
‘반야경’의 역사와 전개, 대표적인 논서들, 중심 내용, 수행론과 실천법, 선과 삼매, 해탈과 성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선에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라는 가르침이 있다. 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단박에 미혹을 끊고 깨달음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이 책은 방대한 ‘반야경’의 미로 속에서 손을 들어 바로 눈앞에서 달을 가리키는, 그야말로 단도직입 ‘반야경’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53호 / 2022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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