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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간질환 발병 한달…생사기로 선 미얀마 청년

  • 상생
  • 입력 2022.11.01 11:13
  • 수정 2022.11.01 13:08
  • 호수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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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온 묘민우씨 올해 8월부터 프레스공장에서 근무
심장시술에 신장기능 50%남아 …병원비로만 1500만원  청구

미얀마 청년 묘민우씨는 몸 곳곳에 바늘을 꽂은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얀마 청년 묘민우씨는 몸 곳곳에 바늘을 꽂은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온 이주노동자 묘민우(27)씨는 가족과 함께 대대로 물려받은 농장을 운영했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여섯 식구가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4남매는 학교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달려와 손길을 보탰다. 집안은 화목하고 웃음이 넘쳐났다.

그러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사정이 악화됐디. 그 영향은 묘민우씨의 가정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더 이상 농사만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힘들었다. 총탄이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더더욱 삼갔다. 생필품이 동이 났고, 먹거리마저 떨어지자 목숨을 건 외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묘민우씨는 가족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그는 한국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날 가족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얼마 뒤 아버지는 비행깃값을 마련해 아들에게 건넸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8월2일 한국에 도착한 그는 화성에 있는 프레스공장에 취업했다. 작업을 익히는 일주일간의 수습 기간 후 바로 프레스 기계 앞에 섰다. 농장일만하던 그에게 빠르게 돌아가는 공장일이란 서툴고 두려웠다. 늘 외로움에도 시달려야 했다. 공장 내에 미얀마인이라고는 묘민우씨뿐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대화가 불가능했다. 그럴 때마다 가족이 그리웠고, 매일 영상통화를 하며 향수를 달랬다.

그가 프레스 공장에서 근무한 지 한 달이 되던 날 첫 월급을 받았다. 통장에 찍힌 액수는 200만원. 만족스러웠다. 일이 고되고, 한국생활도 낯설었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그의 부품 꿈도 한국생활 2개월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쿵”

10월 초 묘민우씨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던 순간 참을 수 없는 통증에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가슴과 배에 퍼지는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다행히 회사 동료가 기숙사에 있었고,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실에 도착한 그는 각종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심장 혈관이 막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신장 기능도 50%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근래 그는 몸이 붓고 쉽게 피로해짐을 자주 느꼈다. 어릴 적부터 병원과는 담을 쌓고 살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다. 새벽 늦게까지 남은 작업을 처리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잤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는 “몸이 이미 오래전 망가졌고, 별다른 증상이 없었기에 건강하다 여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은커녕 일상생활조차 버거워졌다.

그는 심장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았다.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신장은 이식이나 투석 단계까지 기능이 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상황을 보자고 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그는 몸 곳곳에 바늘을 꽂은 채 약물을 투여받으며 하루하루를 누워서 보내고 있다.

묘민우씨에게 청구된 병원비는 1500만원. 한국에서 일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는 그에게 이렇게 큰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한 미얀마 동포들이 힘을 보태주긴 했지만 매일 100만원씩 불어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란 역부족이다. 소식을 들은 가족들이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절망만 더 깊어질 뿐이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선택했던 한국행. 이대로 좌절하기엔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나이다. 그가 훌훌 털고 일어나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불자들의 관심과 정성이 간절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55호 / 2022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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