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성 밝혀 ‘평상심의 도’ 안내하는 제주 아줌마

  • 수행
  • 입력 2022.11.04 16:02
  • 수정 2022.11.04 17:51
  • 호수 1656
  • 댓글 2

릴라 禪 공부모임 열어온 임순희씨
서울·부산·청주 등서…유튜브 등 온라인 법문·선 안내 책 내기도
“분별 내려놓자는 서원으로 스승 가르침 따르면 문득 깨달아”

참선수행 여건이 척박한 제주도에서 정기적으로 조사선 공부 모임을 열어온 불자가 있다. 

임순희(54) 불자는 제주를 기점으로 서울·부산·청주 등에서 정기적으로 ‘릴라 선 공부모임’을 열고, 본성을 밝혀 행복에 이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유튜브 등 온라인 법문도 진행 중이다. 구독자 수는 3000여명, 평균 조회수는 약 4000회에 달한다. ‘아줌마와 선(禪)’ ‘나에게 길이 있다’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최근 펴낸 ‘현재 삶으로 돌아오다’는 교보문고 종교분야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기도 했다. 임씨가 마음공부하며 겪은 내적 변화를 십우도에 빗대어 풀어나간 이 책은 우리의 본성이자 궁극의 진실인 ‘마음’을 쉽고 명쾌한 언어로 가리키며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씨는 4·3사건을 겪은 부모님 세대가 갈등과 상처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 고찰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소설이다. 소설가는 주인공들의 삶을 하나하나 창작해내기에 삶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 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2년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삶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2003년 조사선 수행도량 무심선원에서 불교를 만난 뒤, 김태완 선원장의 설법을 듣고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조사선은 스승의 직지인심 가르침 한 마디를 듣고 즉각 깨달음에 이르는 언하돈오(言下頓悟)를 기치로 한다. 임씨는 선의 깊은 세계를 체험한 뒤 스승의 가르침  속에 10년간 정진하며 어느순간 분별하는 마음이 사라졌음을 알았다. 그는 2013년 도반들과 공부모임을 결성하며 전법에 나섰다. 

임씨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면 본래 불성은 변하지 않음을 알고 주변 현상들에 분별을 내지 않아야 한다”며 “이 진실에 눈을 뜬 사람의 가르침을 들으며 모든 것이 마음의 분별임을 명료하게 깨닫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공부”라고 강조했다.

“깨달음은 특별히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겪는 모든 것들이 마음의 분별작용이며, 그저 새로운 경험과 공부였음을 아는 것입니다. 분별심이 없어진다면 이 현실이 그대로 진실의 세계이고 삶은 그 자체로 도(道)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매 순간 경험을 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분별심을 내려놓자는 서원을 세우고,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하면 문득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임씨는 마음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들에게 “일시적 경험을 본성 체험이나 깨달음으로 착각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에 의하면 공부를 시작한 이들에게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대부분 처음 경험하는 지식과 가르침에 집착한다. 하지만 본래마음은 늘 변함없다.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전과 후, 과정 가운데서도 단지 체험일 뿐 본래마음은 항상 같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체험에 ‘지금도 그러한가? 언제나 그러한가?’라고 질문하며 본성 체험인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 단순한 질문은 마음공부 초기에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하는 중요한 열쇠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진실·해탈을 분별하는 마음으로 얻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상에 밝아지고 나니, 얻을 진실도 따로 없었으며 얻는 저도 따로 없었습니다. 본래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임씨는 전국에 분원을 둔 무심선원처럼 선원을 개원해 구도자들에게 마음공부를 안내하고자 정진하고 있다. 자율 보시로 운영되는 릴라 선 모임은 현재 제주시의 한 가정집에서 진행 중이다. 임 씨는 “누구나 뜻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깨어날 수 있으나, 혼자서 공부하면 일시적 체험에 집착하며 그 현상을 유지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내가 그랬듯이, 적절한 점검으로 본성에 밝아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