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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사용해도 잘 모르는 ‘본성’ 학자들도 전공 따라 ‘각양각색’

  • 출판
  • 입력 2022.11.14 15:29
  • 호수 1657
  • 댓글 0

본성, 개념인가 실재인가
이필원 외 지음  / 운주사
432쪽 / 2만5000원

불교·동양·서양·심리학적 성찰
각 분야 중진학자 참여 집필
인간 본성 이해하는 데 도움
11월19일 동일 주제로 연찬회

본성은 무엇일까? 일상에서 종종 사용하지만 정작 답하기란 쉽지 않다. 사전에는 ‘사물이나 현상에 본디부터 있는 고유한 특성’이라거나 ‘본래 가지고 있는 성질 또는 타고난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사전적 정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성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인류의 오랜 물음인 본성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초기불교, 대승불교, 동서양철학,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책의 기획자인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이 서두에서 밝혔듯 “본성에 대한 동서고금의 성현들이 주창한 사상들을 살펴보고,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본인의 안목과 관점을 정리해보는 작업은 정신적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고, 각자의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운주사 밝은사람들 총서 17번째인 이 책은 모두 여섯 꼭지로 구성됐다.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전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서문과 이필원 동국대 WISE캠퍼스 교수가 초기불교 관점에서, 동방대학원대 석좌교수 인경 스님이 대승불교 관점에서,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가 동양철학 관점에서, 신승환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가 서양철학 관점에서,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가 심리학 관점에서 각각 본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어간다.

먼저 한자경 교수는 ‘편집자 서문’에서 본성, 실재, 개념이란 용어가 시대적·지역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소개한다. 이어 본성이 과연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실체인가, 아니면 단지 생각이 만들어 낸 개념에 불과한 것인가를 무아론, 연기론, 유식론, 불성론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있다.

이필원 교수는 연기의 원리에 따라 전개되는 사실의 세계, 현상의 세계에 초점을 맞춰 본성의 문제를 다룬다. 그러면서 붓다는 불변의 자아, 아트만의 존재는 부정하되 경험적 자아를 부정하지는 않았음을 강조한다. 

인경 스님은 본성을 ‘대승기신론’의 체·상·용 및 유식의 3성설을 중심으로 서로 반복되는 하나의 연속적 흐름으로 해석해, 이 셋이 마음의 본성을 드러내는 세 가지 양상으로서 해석학적으로 통합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신정근 교수는 유학의 성(性)이란 개념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에 접근한다. 여기에는 맹자와 순자의 성선 또는 성악의 문제, 불성 개념에 기반한 주희의 천리(天理), 왕양명의 심즉리(心卽理), 성(性)의 형이상학적 실체를 해체하는 대진과 정약용의 개방성을 포함한다. 이로써 인간의 도덕적 선택 가능성 및 책임성을 열어놓고자 했으며, 이는 본성에 대한 또 다른 이해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신승환 교수는 서양 고대철학에서부터 현대 진화생물학, 포스트휴먼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다양한 의미로 해명돼 왔는지를 밝히고, 초기술 및 정보화시대인 오늘날 우리가 본성 개념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논한다.

박성현 교수는 ‘심리학: 본성 실현을 향한 자아초월의 길’에서 본성의 물음에 대해 인간의 자아초월성에 주목하는 자아초월 심리학의 관점에서 답한다. 자아초월 심리학의 위, 아래, 수평의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하고, 위나 아래가 아닌 주변의 공동체 전체로 수평적으로 자신을 확장시켜 나가는 ‘참여적 영성’을 주장한다.

한편 밝은사람들연구소는 11월19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이 책을 교재로 필자들이 참여하는 제21회 학술연찬회를 연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57호 / 2022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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