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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세기 불교경전 필사본 비밀 드러나다

  • 해외
  • 입력 2022.11.18 19:20
  • 호수 1658
  • 댓글 1

80%가량 보존 상태로 간다라 지역서 발굴…경전·주석 등 수록
“13명 부처님 일대기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불경 가능성 높아”

복원된 경전들 모습. 자작나무 껍질에 새겨져 있다. [티매거진 캡처]
복원된 경전들 모습. 자작나무 껍질에 새겨져 있다. [티매거진 캡처]

간다라 지역에서 발견된 최고(最古) 경전이 연구 끝에 조금씩 내용이 공개돼 전 세계 불교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리뷴지에서 발행하는 티매거진은 11월13일 “간다라 지역에서 발견된 경전들은 불교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간다라어로 쓰여진 이 경전들은 오늘날 파키스탄 북서부와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간다라 불교문학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간다라 지역은 2000여년 전 그리스, 이란, 인도 전통의 중요한 문화적 교차로로써 마우리아 아쇼카 황제와 쿠샨 황제 카니쉬카 1세 통치 당시 불교예술, 건축, 교육의 중심지였다. 

1994년 영국국립도서관은 27개의 자작나무 껍질에 새겨진 간다라어 경전사본 80개 이상을 입수했다. 당시 자작나무 껍질을 활용한 경전은 전법에 필수적 요소로 손꼽혔으며 테라코타 항아리 안에 보관된 상태로 불교문학이나 유물을 보관하는 불탑에 안치되곤 했다. 영국국립도서관이 입수한 경전들도 간다라 지역에 포함됐던 파키스탄 서부 고대 사찰에서 보관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전은 카로쉬티 문자를 사용한 간다라어로 작성됐기 때문에 카로쉬티 원고라고도 불린다. 

경전은 지난 2세기 동안 발견된 다른 간다라불교 서적이 분실되거나 파괴됐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훼손된 상태였던 경전들은 2003년 미국의회도서관으로 옮겨졌으며 복원작업을 거쳐 워싱턴대학 교수들과 사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진행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 따르면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만들어졌다. 이후 워싱턴 의회도서관에서 경전들을 디지털화했으며 여러 차례 관련 서적들이 출간됐다. 티매거진은 “높은 지대와 건조한 기후 등으로 경전의 시작과 끝부분이 손실됐다”며 “그럼에도 80%가량이 온전히 보존돼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경전들에는 ‘법구경(Dhammapada)’ ‘코뿔소경’ ‘비유경(Avadanas)’ ‘아비담마(Avhidharma)’ 등 경전과 주석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코뿔소경’에는 단어 ‘대승(Mahayana)’이 포함됐는데 대승불교와 동일시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항아리에 새겨진 비문과 문학들의 구성법칙이 부파불교의 하나인 ‘법장부(Dharmaguptaka)’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대승불교와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워싱턴대학 리처드 살로몬 아시아언어문학과 교수는 “‘대중의 부름이 있다’로 해석되는 ‘아마트라아 보티 마하야나(Amatraa Bhoti Mahayana)’에서 ‘마하야나(Mahayana)’는 대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살로몬 교수는 전 세계에서 이름 높은 초기 인도불교 전문가로 간다라 필사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또 경전에는 13명의 부처님에 대한 일대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불경(Bahubuddha Sutra)’이라고 불린다. 탄생과 깨달음, 미륵부처님의 도래에 대한 예언, 각 부처님이 어떤 사회 계층에서 태어나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부처로서의 고타마 싯다르타의 출현을 예상한 방법과 같은 정보도 수록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소된 부처님의 수명도 포함됐다. 살로몬 교수는 “‘대사(Mahavastu)’와 비슷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다불경’일 가능성이 높다”며 “연구가 진척되면 불교문학 형성시기를 보다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티매거진은 “불교사 연구에서 대승의 역사적, 지리적, 교리적 기원은 오랫동안 토론의 대상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간다라 지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여겼으나 밝혀진 자료들에는 대승의 언급이나 표시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전들은 불교사 연구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8호 / 2022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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