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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경생리학 교수, 임상불교종교사로 인생 2막

  • 해외
  • 입력 2022.11.25 19:42
  • 수정 2022.11.27 13:31
  • 호수 1659
  • 댓글 1

환자 고통 완화 해답으로 불교 떠올려…교수 사임·CPE 시작
2019년 법사 품수…학생들에 명상 등 불교 전통수행법 강의

기독교계 집안에서 자란 신경생리학 교수가 불교를 만난 뒤 임상불교종교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트라이시클은 11월17일 “전직 교수이자 연구원인 미셸 지산 니콜(Michelle Jissan Nicolle) 법사는 새로운 직업에 선수행을 결합하고 있다”며 가톨릭 신자에서 불자로 개종한 그를 소개했다. 미셸 법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자랐다.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님은 그를 가톨릭 학교에 보냈다. 그는 합창단에 가입해 기타를 연주하고 청소년모임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믿음이 깊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대학에서 신경생물학자이자 노인학 및 생리학, 약리학 교수로 활동했다. 당시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를 연구하고 있었던 그는 학부 심리학 수업에서 알츠하이머에 관한 비디오를 시청하게 됐다. 질병으로 사람이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미셸 법사는 불교로 눈을 돌렸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거주할 당시 몸을 심하게 다쳤던 그는 친구를 통해 선수행을 시작했다. 2008년 치매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혼의 아픔까지 겪는 등 악재가 연이어 찾아왔을 때도 불교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미셸 법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가 고통을 완화시켜주리라 확신했다. 결국 2011년 연구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임상 목회 교육(Clinical Pastoral Eeducation, CPE) 인턴십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웨이크포레스트대학에서 CPE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하면서 교수직을 사임했다.

불교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그는 2016년 로쉬 조안 할리팩스 우파야젠센터 선원장으로부터 ‘지산’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2019년 조신 바이언스 버몬트주 브레드로프마운틴선센터장으로부터 법사 품계를 받았다. 그는 “교수이자 과학자였던 자신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환희심이 차올랐다”며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롯된 CPE 프로그램을 불교의 언어와 보살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과정은 큰 배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현재 그는 전문분야인 2년차 펠로우십 책임자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선센터 회원들과 함께 좌선하고 8시에는 아침 병원회의에 참여한다. 그리고 학교로 출근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본다.

그는 학생들에게 영적돌봄에 관련된 논문과 미국에 다양한 종교인이 거주하기에 마련된 강좌를 통해 여러 종교의 기도문, 문화적 겸손 등을 가르친다. 불자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마음챙김 명상과 불교의 전통수행도 가르친다. 의대생들에게는 임상불교종교사가 무엇인지, 종교가 완화의료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강의하기도 한다. 지산 법사는 “최근 트라우마를 의학적 측면에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며 “임상불교종교사는 기도만 한다는 이미지가 있으나 사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크포레스트뱁티스트 병원에서 일하는 지산 법사는 간혹 특별한 도전에 직면하기도 한다. 환자들이 그를 기독교계 사제로 생각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환자들은 내가 ‘구원’을 받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며 “이러한 질문들은 여기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을 물으면 신학이 아닌 신경생물학이라고 대답하고 종교를 물으면 불자라고 대답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지산 법사는 “매일 계속되는 배움으로 ‘아하’하고 깨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9호 / 2022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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