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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uddhism 세계 중심에 서다] 4. 세계가 주목한 성보

나한상·고려불화 비롯 한국불교문화재, 국외 전시로 이목 끌어
통일신라 불교조각 등 시대별 불교미술품 소개하는 특별전도
유네스코, 회암사 터 유산 잠정목록…삼국유사 기록유산 등재

2022년 9월,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서 합천 해인사가 다각도로 비춰졌다.2016년과 2019년에도 석굴암·불국사·양산 통도사 등 한국 사찰이 소개됐다.

K드라마·K팝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한 한류의 확산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성보들의 해외전시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옥외광고에 합천 해인사 성보를 담은 광고영상이 소개되고, 호주에서는 창령사 오백나한이 특별 전시되는 등 한국불교 성보들이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2년 9월, 뉴욕 타임스스퀘어 대형 스크린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 부처님 가르침을 형상화한 해인도 등이 다각도로 비춰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상에 출연한 드라마 파친코 배우 김민하는 “모두의 염원을 담은 팔만대장경은 천년의 시간을 건너 나에게 도착한 편지이자 더욱 더 소중히 여겨달라는 역사의 당부”라고 안내하며 한국 문화유산의 고유한 멋과 매력을 알렸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공동 기획한 한국문화유산 방문캠페인 광고다. 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2016년과 2019년에도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에 석굴암·불국사·양산 통도사·영주 부석사·안동 봉정사·보은 법주사·공주 마곡사·순천 선암사·해남 대흥사 등 한국 사찰을 소개한 바 있다. 뉴욕 42번가·7번가·브로드웨이가 만나는 중심으로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치열한 광고 경쟁을 벌이는 타임스스퀘어에 한국의 문화가 소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뉴욕에 전시된 조이락 작가의 불화(위쪽)·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박물관에 전시된 오백나한(아래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촬영, 국립춘천박물관]
미국 뉴욕에 전시된 조이락 작가의 불화(위쪽)·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박물관에 전시된 오백나한(아래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촬영, 국립춘천박물관]

2021년 12월 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박물관에서는 ‘창령사터 오백나한’의 특별 전시가 개막했다. ‘오백나한’은 2001년 강원도 영월 창령사터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나한상들로, 국립춘천박물관에서 공개된 후 국립중앙박물관이 뽑은 ‘2018년 최고의 전시’로 선정되는 등 한국에서 주목받은 전시다.

‘오백나한전’은 6개월 동안 누적 관람객 23만명을 돌파하며 호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호주 일간지 ‘더 오스트레일리안’ 등 주요 언론은 “유물과 현대미술의 이례적인 만남과 감동, 한국이 가진 소박하고 간결한 미(美)”라고 소개했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한류와 시너지를 발휘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2022년 가장 아름다운 전시 중 하나’라는 리뷰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현지 관람객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나한상의 소박한 미소가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달래줬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의 시간을 가지는 듯 했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전시는 파워하우스박물관의 제안으로 추진됐다. 파워하우스박물관은 1879년 시드니국제박람회를 계기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설립한 호주 대표 박물관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박물관 측은 해외 운송비·보험비 등 적지 않은 예산이 들었음에도 오백나한전 개최 의지를 꺽지 않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 외교부 산하 호한재단, 주시드니한국문화원 등 양국 기관이 힘을 보태면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2019년 3월에는 세계적인 화랑이 밀집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조이락·김경호 작가의 고려불화·사경(寫經) 전시회가 개최됐다. 조이락·김경호 작가는 중세 종교미술의 최고봉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고려불화와 사경의 맥을 잇는 거장들이다. ‘깨달음, 명상, 그리고 보살의 길’을 주제로 개최된 전시에는 세계적인 딜러와 갤러리 관계자, 큐레이터, 컬렉터들이 찾아와 작품을 관람했다. 김경호 작가는 ‘초전법륜도 만다라’ 등 한국 전통의 금니사경으로 조성한 작품들을 소개했으며 조이락 작가는 고려불화 재현작 10여점을 전시했다. 미국 뉴욕 고려불화·사경 전시는 2017년 처음 공개됐는데, 미국 사회에 큰 화제를 일으키면서 두번째 전시가 열리게 됐다.

고려불화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민족문화유산의 정수로 화려함과 정교함에 있어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60여점으로 이 가운데 130점이 일본에, 국내에는 13점밖에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의 불교문화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돼 19세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특징을 보여주는 다양한 불교문화재와 미술품이 존재한다. 이를 소개하는 자리가 폴란드에서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9년 폴란드 바르샤바국립박물관과 협력해 동유럽권 최초로 한국문화재 특별전을 개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에서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 나라별 불상과 국가의 중심 사상이자 대중적 종교로 발전시킨 통일신라시대 불교조각을 소개했다. 또 고려시대 ‘을사명 동종’을 비롯한 다양한 불교의식구, 사경 등 금속공예 문화재를 선보였다.

신라 불교가 남긴 걸작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1970년대 국외 순회전시인 ‘한국 미술 5000년’전에 대표 문화재로 소개되는 등 8번이나 해외에 전시되며 세계인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특히 2008년 유럽의 수도로 불리는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예술센터에 전시됐을 때는 개관일부터 12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전시에는 국보 4점·보물 8점을 포함한 5세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불교 유물을 함께 공개했다.

이를 눈여겨본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한국과 5년간 협의 끝에 2013년 10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을 개최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전시하기도 했다.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은 신라의 융성한 황금 세공문화를 중심으로 총 3부가 구성됐는데, 반가사유상은 3부에서 사천왕사 녹유전돌·안압지 출토 판불상 및 보상화문전돌·감은사 서탑 사리장엄구·황복사지 삼층석탑 출토 금제여래좌상·충남 서산출토 대형 철불 등과 함께 전시되며 한국 불교문화의 찬란함을 알렸다.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박물관은 2019년 ‘한국의 불상’ 특별전을 개최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목조관음보살상과 내부에서 발견된 복장물을 소개했다. 불상과 복장물이 함께 해외에 선보여진 첫 사례다. 보살상은 13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머리에는 다라니경 판본·후령통 등이, 몸체에는 15세기 조선시대 때 제작된 다양한 복장물들이 담겨있었다. 스미소니언 프리어&새클러박물관은 3D 스캔 데이터·X레이 등 각종 연구 분석 결과물들로 디지털 전시공간을 꾸몄다. 실제 유물을 감상하고 분석한 다양한 학술 자료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발간한 ‘불교조각조사보고서’의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제공해 현지인들이 한국의 불상과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태국 방콕국립박물관은 2022년 11월 한국실을 개관하고 한국불교의 영적 세계관을 미디어아트로 소개하고 있다. 전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연꽃을 배경으로 지옥에서 인간을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그린 ‘시왕도'와 극락을 표현한 ‘아미타불화'를 소재로 한 영상이 상영된다. 입구에는 통일신라시대 관음보살상이 태국 스리비자야 양식의 관음보살상과 마주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태국에서 선보이는 첫번째 한국 문화유산 전시로 2023년 5월까지 계속된다.

이밖에 ‘양주 회암사 터’가 올해 7월2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선정됐고, 고려시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가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회암사가 14세기 동아시아에 만개한 불교의 선종 문화의 번영을 보여주면서도 선종의 수행 전통과 사원의 공간 구성을 증명하고 있는 장소”라고 인정했으며,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는 ‘삼국유사’를 세계가 보호해야 할 기록유산이라고 강조하는 등 한국 성보의 위상을 대변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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