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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을 ‘땡중’‘색귀’로 표현…유튜버들, 스님 희화화 선 넘었다

  • 사회
  • 입력 2023.01.09 11:36
  • 수정 2023.01.11 18:23
  • 호수 1665
  • 댓글 6

확인되지 않은 설화·과도한 각색 이뤄져
여색 밝히고 욕심만 가득한 스님들로 묘사
자극적 썸네일로 클릭 유도…내용은 딴판
스님·불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조장

스님 분장을 한 채 종교를 바꾸겠다고 말하는 출연자[앤스크린 캡쳐]
스님 분장을 한 채 종교를 바꾸겠다고 말하는 출연자[앤스크린 캡쳐]

유튜버들의 스님 희화화가 선을 넘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뿐만 아니라 스님 분장 몰래카메라, 확인되지 않는 설화의 과도한 각색, 방송에서 보여준 단편적 모습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땡중’ ‘색귀’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종교를 쉽게 바꿀 수 있으며, 여색을 밝히고 욕심만 가득한 스님으로 묘사해 불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불자들이 삼보로 존중하는 스님을 조회수를 위해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도 넘은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유튜브는 접근성이 높고 남녀노소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기에 스님과 불교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유튜브에 노출된 영상 대다수는 야담, 설화, 조선시대 대표 음담패설집인 ‘고금소총’ 등에 나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제작하고 있다고 유튜버들은 밝히고 있다. ‘고금소총’의 경우 억불숭유 시대였던 조선 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스님은 탐욕과 색욕에 굶주린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 점은 당시 사대부들과 민중들이 스님을 어떻게 비하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도한 각색이다. 책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할지라도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로, 실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라 해도 각색하다보면 과도한 왜곡을 범할 수밖에 없다. 유튜버들은 “재미로 봐달라”라고 하지만 대부분 단순한 유머소재로 사용, 스님을 놀부 심보를 부리고 색만 밝히는 요승으로 묘사하고있다. 이는 승가 전체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불교 폄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 산하 서울관광재단도 확인되지 않은 설화를 바탕으로 수차례 승가를 폄훼하는 콘텐츠를 생산해온 유튜버 최상식PD와 협업, 빛초롱 행사 기간 동안 스님을 요괴로 묘사, 시종일관 ‘늙은 중’으로 부르며 승가 비하하는 영상을 매일 재생해 불교계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해당 유튜버는 사과 한마디 없이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논란이 된 영상만 슬그머니 삭제했다. 그러나 78만회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색귀가 된 스님’ ‘스님의 음경을 탐한 전생 처녀’ 등의 영상은 채널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을 빚은 ‘최상식PD와 송도영성우의 전설의고향’ 외에도 ‘유머일번지’ ‘고전야화’ ‘괴담실록’ ‘해인학당’ ‘만물유래전설야담’ ‘야담이야기’‘이나의 구전설화’ 등 여러 유튜버들이 이와 비슷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유튜버 유머일번지는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들을 영상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다. 깊게 생각하지 말라’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9개월 전, 춘성 스님 일화를 담은 ‘너는 내 조슬?믿어라!’를 올렸으며 또 3개월 전 중이 여자를 차지하는 방법이라면서 ‘땡중에게 마누라를 뺏긴 남자’라는 허무맹랑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유튜버 고전야화도 ‘여인네의 입이 작으면 아랫입도 작다 했거늘’이라는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여색을 밝히는 스님이 한 여인과 관계를 맺는 내용으로, 1개월 만에 조회수 30만을 기록하며 채널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상으로 랭크됐다. 해당 유튜버는 지속적으로 ‘땡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의도적인 불교 비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괴담실록’의 영상도 과도한 각색은 물론 스님을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극락의 문이 열리는 사찰’이라는 영상은 어리석은 스님들이 자신이 잡아먹히는 건지도 모르고 극락에 간다고 믿고 있다면서 군수가 스님들에게 호통을 치고 대웅전까지 불태워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폐사에 갇힌 10인의 승려들’은 조선시대 괴담 쌀바위에 얽힌 설화를 과도하게 각색한 것으로, 스님을 탐욕꾼으로 만들어 모두가 굶어죽었으며, 폐사에까지 이르렀다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유튜버는 유튜브 콘텐츠를 엮어 책으로까지 출간한 상태다.

영상과 관련해 “아무리 유머라 하지만 되지두 않는 얘기를 억지로 짜맞추시네!” 등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구독자들의 대다수가 ‘“생각해보니 땡중이 보통 대가리가 아니였네” “조선시대 손이 귀한 양반집 마님들이 절에가서 백일치성을 드리고 오면, 태기가 있고 자식을 낳았다는데, 그 대부분은 이와같은 땡중의 자식인 것인가?” 등 영상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스님과 불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썸네일로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썸네일로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유튜버들은 성적 상상을 자극해 클릭을 유도하고자 의도적으로 스님을 등장시켜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섬네일을 제작하고 있어 불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스님이 탐욕스럽게 꿀을 먹으며 다리를 내밀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고 있거나, ‘노승은 부인의 달콤한 젖을 먹고 기쁨의 눈물을’이라는 제목에 부인의 당혹스러운 표정과 눈물 흘리는 스님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가마솥이 크더나 그곳의 깊이가 깊더냐’ ‘시주할 것 없는 두 과부와 스님’‘그곳을 여시오’ ‘마님의 욕구를 채워준 스님’‘산속 외딴 암자에서 여인을 품은 스님’ 등 제목과 요상한 표정을 한 스님으로 섬네일을 제작하고 있다. 정작 영상은 스님이 어려운 백성을 돕거나 깨달음을 얻는 과정 등 제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있어 비하나 상업적 목적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몰래카메라 형식을 빌려 스님을 희화화하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작하는 유튜버들도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핵잼컴퍼니’와 ‘낄낄상회’ ‘엔스크린’이 있다. 불교와 관련한 콘텐츠들이 자주 대중들에게 소개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불교를 친근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채널들은 오로지 흥미와 조롱에만 초점이 맞춰져 스님이 머리를 길러 염색을 한다던지, 육식을 즐겨하고, 여자를 밝히는 부도덕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낄낄상회’의 경우 2021년 LX공사와 함께 지적재조사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스님을 주인공으로 영상을 제작했으나 본질에서 벗어나 여자를 밝히고 땅투기를 하는 일삼는 스님으로 묘사해 불교계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스님이 고기 불판을 거래하거나, “중복을 입고 머리를 기르고, 목탁을 십자가로 쳐”라는 등의 영상을 업로드 해 문제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엔스크린’도 마찬가지다. 이 채널은 ‘자극적이고 화끈하고 재밌고 유쾌하고 별짓다하는 콘텐츠를 만듭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상식을 벗어난 내용으로 스님을 조롱·비하하고 있다. 특히 2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어 영상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당 채널에 올라온 ‘며느리가 비구니 스님이었을 때’ ‘부모님께 스님 남자친구 소개하기’‘풀소유 스님 등장에 해탈한 소개녀’ 등의 영상을 보면 만남을 반대하는 기독교 신자인 부모에게 스님으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주일마다 교회를 나가겠습니다”“결혼할 수 있다면 종교를 바꿀게요”라는 등의 대사도 나온다. 마치 기독교 신자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스님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조장하고 고착화시킬 수 있다 심각한 사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독자 238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숏박스도 최근 출연자 두 명이 스님 분장을 한 채 타종행사를 하는 콘텐츠를 자신들의 채널에 업로드했다. 출연자들은 “조진 스님 오늘따라 머리가 왜이렇게 반짝거려요.” “저 머리에 비비발랐어요.” “요즘 티비 화질이 좋아져가지고 두피에 뾰루지 다보여요.” “스님은 엠자 탈모 있으셔가지고 요 라인에만 바르시면 될 거 같은데요.”등 스님의 삭발염의한 모습을 조롱하는 듯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된지 사흘만에 조회수 173만회 뷰를 넘어섰다. 스님의 삭발은 머리카락과 함께 잡념도 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유튜버들은 이를 개그 소재로 사용해 스님을 희화화하는 것에 바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사회부장 범종 스님은 “수십, 수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계속해서 스님 분장을 하고, 여과되지 않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가짜뉴스로 유포될 가능성이 높고 스님과 불교는 당연히 조롱해도 되는 종교로 대중들이 인식할 수 있다. 이런 유튜버들의 영상을 모니터링 사회부차원에서도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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