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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女기자 발로 차며 “쇼 하지마”

  • 교계
  • 입력 2004.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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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언론 사상 초유 사태

불교 TV 직원들 본지 기자들 집단 폭행

대표-가담자들 공식 사과조차 안해

“폭행한 적 없다…우발적 사고” 발뺌


불교 TV 주주총회를 취재 중이던 『법보신문』기자들이 3월 30일 오후 1시 45분께 불교 TV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교 언론 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초유의 사태이다.

본지가 3월 30일자 1면 커버스토리에 보도한 ‘불교 TV 삼천불 모연 38억은 어디에’란 기사에 대해 “왜곡 보도”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불교 TV는 이날 주주총회장 입구에 불교 TV 임직원 일동 명의로 “법보신문 기자의 출입을 거부합니다”란 글귀를 부착해 주주총회에 관한 취재 불허 의사를 밝혔다. 이에 본지 기자들은 불교 TV 무상사 앞 도로에서 주주들에게 ‘불교 TV 삼천불 모연 38억은 어디에’란 기사가 실린 법보신문을 나누어주었다.

<사진설명>무엇 때문인가? 불교 TV는 3월 30일 주총장 입구에 본지 기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글귀를 부탁했다.

불교 TV 직원들의 강압적이면서도 험악한 저지에도 본지 기자들은 “불자들의 알 권리와 법적으로 주주총회장 출입이 불가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주주총회장 앞 로비로 들어섰다. 다른 교계 신문의 기자들이 주주총회장 앞 로비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것을 보고 본지 기자들 역시 로비까지 진입할 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불교 TV 직원들은 특별히 제지를 가하지는 않았다. 다만 불교 TV 직원들은 본지 기자들이 로비를 진입하는 과정에서 “위에서 지시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말만 던졌다. 로비에 진입한 본지 기자들은 불교 TV 직원들과 별 충돌 없이 약 5분간 불교 TV 주주들의 주주총회장 입장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이 때 로비로 들어 온 불교 TV 조재룡 방송본부장은 로비에 서 있는 본지 기자들을 발견한 후 불교 TV 직원들을 향해 “니들 일 똑바로 안 할 거야”라고 소리쳤다. 본부장의 고함 소리가 끝나자마자 윤상호 기술부 부장은 다른 불교 TV 직원들에게 “야 들어내”라고 지시했고 양흥식 편성부 차장과 김대중 총무부 직원 등 3∼4명의 남자 직원들은 이 소리에 맞추어 일제히 『법보신문』여기자들에게 달려들어 허리를 낚아채고 등을 밀며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본지 남수연, 안문옥 기자와 이들의 옆에 서 있던 남배현 차장이 바닥에 쓰러졌고 불교 TV 남자 직원들은 바닥에 나뒹 군 본지 여기자들의 위로 덮친 뒤 안 기자의 허리를 짓눌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불교 TV 직원 중 한 사람은 바닥에 누워 있는 안문옥 기자를 발길로 두 차례 걷어차며 “야 XX아 일어나, 쇼하지마”라는 등의 폭언을 하기도 했다. 불교 TV의 일부 직원들은 주주총회장 입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안문옥 기자와 안 기자를 보호하는 본지 기자들
<사진설명>불교 TV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본지 안문옥 기자가 고통스러워하며 소방 대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주위에 서서 “싸가지 없는 것들”, “쇼하는구만”이라는 막말을 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해 불교 TV 주주들은 물론 불교 TV의 다른 동료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본지 기자들의 카메라 2기가 로비 바닥에 나뒹굴어 파손됐고 안 기자의 상의 오른쪽 어깨 부위가 심하게 찢겼다.

불교 TV 직원들의 집단 폭행으로 목과 허리, 골반, 팔, 다리 등을 다친 본지 안문옥 기자는 관악소방서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보라매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4월 2일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안 기자는 현재 전신 근육통과 허리 통증으로 자유롭게 앉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로 병원에서도 절대안정을 요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의 담당 의료진은 ‘환자가 심하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MRI-CT 촬영 등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입원 치료 기간을 확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법보신문』의 두 여기자는 4월 1일자로 폭력 행사에 가담한 불교 TV 직원과 폭력 행사를 지시한 책임자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한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불교 TV의 대표이사를 각각 관할서인 관악경찰서에 고소했다.
<사진설명>보래매병원 입원실에 누워있는 안묵옥 기자.

한편 불교 TV는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사고일 뿐 폭행한 적이 없다”면서 사건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불교 TV는 4월 1일자 뉴스와 재탕 뉴스를 통해 “불교 TV 직원들은 어느 누구도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법보신문』의 폭행 사태 보도는 왜곡이라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을 뿐이다. 4월 2일 현재까지 공개적인 사과와 참회는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수많은 불교 TV의 주주와 불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폭행 사건조차도 왜곡 운운하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장을 지켜본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종호 스님은 “본부장 지시로 3∼4명이 한꺼번에 여기자들을 덮치는 것을 분명히 봤다”며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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