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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독송 수행 장국화(42)-하

기자명 법보

모든 존재, 서로 영향 주고받아
괴로움, 인연 따라 생멸함 알고
내가 따로 있다는 집착 내려놔
모든 이 행복하도록 도움 다짐

명상과 ‘법화경’ 독송을 꾸준히 하면서 ‘알아차리는 마음’이 내가 의지할만한 안식처이고 안전지대이며 모든 생명들을 살릴 수 있는 보물임을 알게 됐다. 알아차리는 마음 이외에 모든 것은 허망한 것이었다.

‘알아차리는 마음’이 있기에 모든 형상, 생각, 감정, 느낌들이 조건에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알아차리는 마음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기분이 좋거나 화나거나 항상 오염되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늘 깨어있었다. 나이와 성별, 국적, 이념, 종교 등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동물들도 알아차리는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됐다. 

혜민 스님이 안내한 ‘법화경’ 덕분에 4성제 12연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괴로움의 근본 원인은 내가 따로 있다는 착각에서 생겨남을 공감하게 됐다. 알아차리는 마음 이외에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멸하는 허망한 것인데 그 허망한 것이 나라고, 내 것이라고 집착하게 되면 늘 불안하고 두렵고 갖은 괴로움이 그치지 않는 것이었다. 

혜민 스님으로부터 내가 따로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나와 타인이 내 편과 네 편으로 분리돼 갈등이 생기게 된다고 배웠다.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망 속에 있음을 알게 됐다. 공기, 물, 구름, 태양, 달, 별, 동식물, 사람, 지구, 우주 등이 존재하기에 나도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내가 미워하는 사람도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유전학적으로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존재가 하나의 연결망 속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에 어느 한 편에 설 것이 아니라 “전체가 나”임을 알고 살아갈 때 분열이 아닌 화합이 가능한 것임을 알게 됐다. 

불안과 두려움도 내가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생각이 관여하지 않는 알아차리는 마음이지 생각으로 분류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떠한 생각이 나라고 동일시하면 그 생각과 다른 모든 것들이 대치가 돼 좋은 것은 끌어당기고 싫은 것은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스님에 따르면 생각으로 분류된 자아도 하나의 우주에서 서로 연결되었기에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살아간다. 나와 연결된 고리들이 평온하고 행복해야 나도 평온하고 행복할 수 있다. 

알아차리는 마음 위에 드러난 모든 형상들은 조건 따라 생멸하는 것임을 알게 되니 느낌, 생각, 감정, 신념들을 나라고 집착하던 마음도 스르르 내려놓아지게 됐다. 그러자 늘 걸림돌이었던 죄책감, 수치심 같은 강렬한 감정들도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강렬한 감정들을 적극 만나다 보면 습관적으로 끌려갈 때도 있다. 요즘 나는 심리상담사의 도움으로 죄책감, 수치심을 만나고 있다. 나의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있다. 끄달리는 것들과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됐고,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혜민 스님의 ‘사무량심’ 프로그램과 수행상담 덕분에 자신과 타인을 향한 미움과 분노가 이해와 용서, 자비심으로 전환됐다. 나아가 고통을 준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도 모른 채, 자신도 타인도 괴롭혔던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 그들을 향한 오랜 미움과 분노는 한 순간에 사라지고 그들도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그제서야 수행이 시작된 것 같다.  심리적인 고통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관계다. 나와 연결된 모든 이들이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지고 평온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스스로를 옭아매고 괴롭혔던 생각의 감옥에서 나와 세상을 향해 마음 열고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신 혜민 스님께 너무 감사하다. 스님 덕분에 ‘법화경’을 배우고 마음 수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음공부에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준 운성 스님, 월요일마다 ‘내려놓고 선’을 열어주는 가야산선원 금후 스님, ‘괴로움에서 벗어나 타인의 괴로움도 줄여주자’는 발심의 마중물인 틱낫한 스님 저서 ‘화해’를 소개해 주신 진명 스님, 마음 수행의 길에서 만난 도반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

[1668호 / 2023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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