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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서 출발해 이웃 종교 시설 찾아가는 버스킹”

  • 교계
  • 입력 2023.02.27 14:08
  • 호수 1670
  • 댓글 0

정율 스님과 함께 하는 ‘4대 종교 평화 음악회’
3월11일 구례 화엄사서… 찾아가는 첫 무대 
"신부·목사·교무 함께 교회·성당 공연도 계획”

정율 스님은 무대를 법당 삼아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정율 스님은 무대를 법당 삼아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큰스님, 저는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노래를 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많이 울어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괜찮다! 노래를 듣고 업장소멸이 되어 눈물을 흘리는 것이니 앞으로 더 열심히 정진하거라.”

직지사 조실이었던 관응 스님의 이 한마디가 당시 30대 초반이던 정율 스님에게는 평생의 화두이자 정진의 지남이 되어 주었다. 정율 스님이 이 화두를 풀기 위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는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찾아가는 무대, 버스킹이다.

정율 스님이 3월11일 오후 1시 구례 화엄사 법당 앞 큰마당에서 ‘4대 종교 평화 음악회-수도자들의 영혼의 울림’ 공연을 펼친다. 정율 스님을 비롯해 개신교 목사, 가톨릭 신부, 원불교 교무도 함께한다. 여기에 스님과 함께 노래해 온 108인의 부다스합창단과 부다스앙상블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4대 종교인들이 함께 각 종교 단체로 찾아가는 음
악회다. 그 첫 무대의 장소가 화엄사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때입니다. 노래로 포교하는 스님과 사목하는 신부님, 교무님, 목사님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자는 뜻을 청중들에게 전하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종교 간 화합을 넘어 위안과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사찰을 시작으로 성당, 교회, 교당들을 찾아가 버스킹(거리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출연진은 정율 스님을 비롯해 구자억 목사, 김성경 목사, 한청복 교무, 김성곤 교무, 무상 스님, 정범수 신부와 부다스합창단원 100여명, 부다스앙상블 4~6명으로 꾸렸다. 부다스합창단은 동요와 찬불가를 관객들과 함께 노래한다. 마치 야외 수업을 하는 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1시간 가량의 합창과 부다스앙상블의 연주에 이어 각 종교인들이 다양한 장르로 각 종교의 특색있는 노래를 선보인다. 이웃 종교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종교인들의 합동 무대도 기대된다. 

정율 스님은 운문사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원광대 사범대 음악교육학과에서 성악, 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 석사를 마쳤다.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불교학생회의 창단 멤머가 된 것이 불교인연의 시작이었다. 작은 인연의 씨앗이 성장해 출가로까지 이어졌지만 주지를 살거나 불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 갖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 포교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바로 노래였다. 

199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15일간 진행한 불교음악 강의를 계기로 2006년부터 스리랑카, 미국(10개주), 캐나다를 오가며 음악으로 이민불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리스, 오렌지카운티 등에서는 불교합창단을 만들기도 했다. 성당에서 사랑·자비·희망을 주제로 콘서트도 열었다. 당시 800석이 꽉 찼다.  종교의 벽이 미국에서도 허물어 질 수 있음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불교, 원불교, 천주교 여성수도자들의 모임을 구성해 1988년과 1999년 삼소음악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정율 스님은 무대를 법당 삼아 40여년 간 부처님의 말씀을 노래로 전하고 있다.  

지금은 천안의 작은 농가주택에서 20년째 살고 있다. 그럴 듯한 표지판도 없고 단청 멋드러진 절도 아니지만 스님은 욕심내지 않는다. 방송이나 무대 공연을 통해 스님을 만났던 신도들이 가끔씩 찾아와 놀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리 낯설거나 불편하지 않다.  
“이번 화엄사 버스킹은 교구장이신 덕문 스님께서 저의 뜻을 흔쾌히 받아 주셔서 열리게 되었다”는 정율 스님은 “때마침 화엄사가 매화꽃 축제 기간이니 종교를 초월해 꽃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꽃과 음악으로 힐링하고 충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발원하고 있다”며 “가능한 봄·가을에 맞춰 108인의 부다스합창단과 부다스앙상블이 함께 하는 ‘수도자들의 영혼의 울림’ 공연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며 다음 무대는 성당이나 교회 또는 교당이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70호 / 2023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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