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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염불 발상지 ‘고성 건봉사지’ 사적 승격

  • 성보
  • 입력 2023.02.28 10:31
  • 수정 2023.03.03 10:50
  • 호수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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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2월28일 지정 발표
‘보류’ 판정 이후 4년 만에 가결

신라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나 한국전쟁 당시 불타 옛터만 남은 강원 고성 건봉사(乾鳳寺) 절터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2월28일 강원도 기념물인 ‘고성 건봉사지’를 사적으로 승격 지정했다.

건봉사는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에 자리했다. 신라 법흥왕 7년인 520년에 승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원각사’(圓覺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학계는 이 절이 ‘만일염불(萬日念佛)’의 발상지이자 중심 도량으로 기능했으리라 본다. 만일염불은 극락 왕생을 위해 약 27년(만일) 동안 입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기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덕왕 때인 758년 절을 중건하고 염불만일회를 열었다고 전하는데, 이는 염불 수행을 목적으로 ‘살아서는 편안한 생활을 하고 죽어서는 극락왕생할 것’을 기원하는 법회를 뜻한다.

절의 서쪽에 봉황새 모양의 돌이 있어 ‘서봉사’(西鳳寺), ‘건봉사’(乾鳳寺)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던 이 절은 조선 세조 대에는 왕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세우거나 육성한 불교 사찰을 뜻하는 원당(願堂)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사적 지정 여부를 검토한 문화재위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세조는 1465년 건봉사에 행차해 닷새 동안 머물렀는데, 이때 자신의 원당으로 정하고 어실각(御室閣)을 짓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건봉사는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 유정(惟政·1544∼1610) 스님과의 인연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사명대사는 이곳에서 승병을 일으켰다. 1605년에는 일본에 사신으로 갔다가 부처님의 치아와 사리 등을 되찾아 와 이곳에 봉안했다고 전한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한때 규모가 3000칸이 넘기도 했던 건봉사는 한국전쟁 때 대부분 소실됐다. 전쟁 이후에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들어가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지만, 1989년 출입 통제선이 완화되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고성 건봉사 능파교’(보물) ‘건봉사 불이문’(문화재자료) 부도군 등 다수 문화유산은 현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찰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고성 건봉사지’는 1990년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2020년까지 9차례에 걸친 발굴조사와 2회에 걸친 학술발표회(세미나)를 통해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고려후기 건물지까지 확인됐다”면서 “조선 시대 이르러 능파교를 기준으로 대웅전과 극락전 영역, 낙서암 영역으로 구분되어 각 영역 내에 예불, 승방이 조성되고 이후 적멸보궁 영역이 새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 시대 일반적 사찰배치에서 보이는 ‘예불’ 공간 중심이 아닌 예불 공간과 ‘승방’이 균일하게 구성된 고려 다원식(多院式)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각종 역사 기록과 고고학적 발굴성과 사역 전체에 분포하고 있는 석조 유물 등을 종합해 미뤄볼 때 역사·학술적 가치가 큰 절터”라고 평가 했다.

고성 건봉사지는 앞서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가 2018년 보류된 바 있다. 이에 고성군 등은 지난해 건봉사의 역사·고고학적 성격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여는 등 추가 발굴조사 결과와 복원 현황을 토대로 자료를 보완했다.

문화재청은 강원도·고성군과 협력해 고성 건봉사지의 체계적 보존 관리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71호 / 2023년 3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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