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일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사무차장이 ‘스님들을 공경하며 살라’는 부친의 당부를 실천하겠다며 승려복지기금 500만원을 보시했다. 이 기금은 올해 1월 별세한 부친의 조의금을 모은 것으로, 현직 종무원이 조의금을 모아 승려복지기금으로 전달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만큼 종무원 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김한일 차장은 3월6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승려복지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김 차장은 “제주도에서 살던 제가 서울로 올라와 오늘날까지 잘 살 수 있었던 것은 종단과 스님들 덕분”이라며 “그런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아버님의 49재를 회향하며 승려복지기금을 내게 됐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종단에 근무하는 종무원들이라도 시간이 오래되면 삼보에 귀의하는 신심이 줄어들기 마련이고, 급여가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런 마음을 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큰마음을 내줘서 고맙다”고 치하했다.
제주도 출신인 김 차장은 신심 깊은 집안에서 성장했다. 9남매 중 여섯째인 그는 출가한 둘째 누나의 영향으로 불교에 귀의했다. 누나의 권유로 동국대에 입학했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에서 활동했다. 졸업 후에도 대불련 상임간사를 맡아 후배들을 지도했다. 그러다 2000년 1월 조계종 총무원에 입사하면서 종무원의 길을 걷게 됐다.
김 차장은 “아버지께서는 제가 불교 일을 하게 된 것에 누구보다 기뻐하셨고, 늘 기회를 주신 스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셨다”며 “아버지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불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종무원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달식에는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승려복지회 사무국장 무일 스님이 배석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72호 / 2023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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