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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수행 이주예(정심향·27) 

기자명 법보

성적 스트레스 받던 수험생 때
108배 권유받고 꾸준히 절 해
스스로 되돌아보며 목표 생겨
선한 영향력, 아이들에게 회향

초등학생 6학년 무렵, 정각사 어린이법회에 입회했다. 가족들을 따라 종종 산속 사찰을 가봤기에 풍경은 익숙했지만 108배, 찬불가, 반야심경 등은 생소했다. 어린이법회에서 친구들과 함께 불교교리를 배우면서 불교에 점점 흥미가 생겼고, 매주 일요일 정각사에 갈 시간만 손꼽아 기다렸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청소년법회에서 불교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당시 법회 담당 스님은 부처님의 생애, 불교의 상징, 반야심경 낭독, 108배를 가르치셨다. 이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108배다.
 
청소년법회 스님과 선생님께서 108배를 시키셨고, 그럴 때마다 나는 친구들과 힘겹게 절을 따라 했다. 그래도 함께하다 보니 웃음이 나기도 했고, 나름 즐기면서 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더 자주 절했다. 고3 수험생이 되고 나서는 매일 108배를 하게 됐다. 

여느 학생들처럼 성적 문제와 진로 문제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곤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부족한 성적을 짧은 시간에 확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정각사 법당을 찾아갔다. 한 켠에 조용히 앉아 관세음보살님을 찬탄하는 노래 소리와 또르르 울리는 맑은 목탁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됐다. 그때 정각사 주지 정엄 스님이 108배를 매일 해볼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108배를 매일 한다는 것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자 정엄 스님은 ‘108배를 꾸준히 하면 좋은 일이 찾아온다’며 격려해줬다. 이에 힘입어 매일 같이 108배를 했다. 그렇게 꾸준히 절을 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돌아보게 됐다.

앞으로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가 ‘교사’라는 것을 알았다. 108배를 하면 할수록 왠지 모르게 그 꿈이 더욱 간절해졌다. 목표의식이 생기니 공부가 간절했다.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연필을 잡을 수 있었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스님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절을 찾아 108배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독서실을 가기 전에 꾸준히 절을 올렸다. 한결 맑아진 정신으로 꿈에 대한 단단한 신념을 세우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 간절히 원하던 서울교육대학교에 합격했다. 

처음에 정엄 스님이 말씀하셨듯이 ‘108배를 하니 좋은 일이 온 것’이다! 원하던 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성실히 노력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108배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얻은 것이 컸다.

매일 같이 좁은 책상에 앉아 빽빽한 글씨를 따라 쓰고, 줄줄 외우고 있는 수험생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힘들고 때때로 많이 지친다. 그럴 때 108배를 하며 서원을 세우면 의지를 단단히 다져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108배는 내 고3 수험생활을 조금 덜 힘들게 했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발판이 되어줬다.

4년이 지나 교육대학교 졸업을 앞둔 임용고시생이 됐다. 이때도 108배를 하며 힘들었던 마음을 다잡고 학업과 꿈에 집중했다.

며칠을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아무리 외워도 잘 안 외워질 때, 혹은 모의고사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면 연필을 잠시 내려두고 방석을 폈다. 절을 하고 나면 차분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이렇게 108배와 함께한 두 번째 수험생활도 좋은 일이 생겼고, 그 결과 임용고시에 합격해 초등교사의 꿈을 이뤘다.

108배를 하며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었고, 원하던 꿈을 펼칠 수 있었다. 처음 108배를 권해주신 정엄 스님께 감사드리며, 많은 불자에게 108배의 힘을 믿고 꾸준히 하길 권한다.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엄 스님을 본받아 정각사 어린이 청소년 법회 학생들에게 108배를 하면 좋은 점을 종종 이야기해주었다. 그중 몇몇 학생들은 기특하게도 108배를 매일 하고 있다고 한다. 108배의 선한 영향력을 아이들에게 회향하려 한다.

[1671호 / 2023년 3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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