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튀르키예 혼자 두지 않아 감사합니다”

  • 기고
  • 입력 2023.03.06 17:34
  • 호수 1672
  • 댓글 1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보내온 편지7

굿월드자선은행·더프라미스 연합팀
튀르키예·시리아 지원 나눠 구호활동
정부·구호단체 지원 끊긴 곳 찾아 나서
오스만 마할레스, 일반적 텐트촌과 달라
비닐천막 치거나 붕괴 위험 건물서 살아
이재민만 1200명…식료품 부족 심각
도매마트서 식량·청소용품 구매 전달해

불교계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 협력팀(굿월드자선은행, 더프라미스)은 계속해서 2개의 팀으로 구호활동 중이다. 더프라미스(팀장 김동훈 총괄이사)는 메르신에서 튀르키예에 살고있는 시리아 난민 지진 피해자와 시리아로 구호물자를 보내는 활동을 하고, 굿월드는 가지안테프 주변 지역에서 튀르키예 지진 구호활동을 계속 진행중이다. 더프라미스가 있는 메르신과 이 곳 가지안테프의 거리는 약 600Km이다.

지난 3월3일 마라하쉬 GAYBERY CADIRKENT 캠프의 후원물품 전달을 끝내고 우리 연합팀은 긴 거리 탓에 어쩔 수 없이 유선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마라하쉬 시에 정부, 구호단체의 지원이 끊겼으니 그 주변 캠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짐작해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다음날 나와 모하메드는 지체없이 마라하쉬로 다시 향했다. 이곳 저곳 다니면서 이재민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다 모하메드가 한 쪽이 이상하다고 가보자며 차를 돌렸다. 그곳은 일반적으로 30~50동 텐트가 모여있는 여느 캠프의 모습이 아니었다. 텐트가 개천가를 따라 시멘트 도로 위에 길게 놓여져 있고, 공터에 3~5동씩 띄엄띄엄 있었다. 그 곳은 ‘오스만 마할레스’마을이었다.

우리는 마을 리더를 수소문해 그에게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주민이 1800명 정도 되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집들이 무너져 12명이나 되는 사람이 다리가 절단되는 등 심한 인명피해를 입었습니다. 처음에 AFAD(재해대책본부)에서 텐트 몇 동과 음식을 조금 가져다주더니 이후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추가 텐트 지원이 없어 비닐 천막으로 직접 만들어 살거나 붕괴 위험이 있는 집이지만 그냥 집에서 자는 사람들도 있어요.”

설명을 듣고 주변을 돌아보니 정말 공무원, 경찰, 군인은 단 한 명도 안보이고 AFAD 텐트가 아닌 파란색, 초록색 등 얼기설기 지어진 텐트들이다. 이런 텐트가 무려 235동이었고, 1200명의 이재민이 살고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을 물으니 역시 음식었다. 우리는 즉시 전날 물품을 샀던 가지안테프의 도매슈퍼로 갔다. 매니저를 만나 또 이런 상황이 생겼다고 말하니 전날과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며 튀르키예를 위해서 주말도 없이 이렇게 도와줘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했다.

다음날 아침 15톤 트럭에 쌀, 통조림, 오일, 소금, 설탕, 마카로니 등이 들어있는 식량박스와 휴지, 수건, 신발, 옷, 칫솔, 치약, 휴지, 생리대, 비누, 샴푸와 기본 청소용품들을 실었다. 원래 일요일은 대량 물품 담당 직원은 출근하지 않지민 지게차 기사와 10여 명의 남자 직원들이 모두 나와 도와준다. 정말 고마워 내가 밥을 사겠다고 하니 거절하며 “구호품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빨리가라”고 말했다.

열심히 달려 마을에 도착하니 어제 만난 마을 리더와 청년들이 공터 앞에 모여 우리를 반겼다. 모두 합심해서 공터에 구호물품을 다 내렸다. 그리고 조그마한 트럭 3대에 물품들을 모두 옮겨 실었다. 그리고는 각각 출발해 삼삼오오 떨어져 있는 텐트에 찾아가 나눠줬다. 모든 구호물품 배분을 마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동네 아이들, 주민들의 요청에 같이 사진을 찍고 오후 5시가 넘어서 ‘오스만 마할레스’를 떠날 수 있었다.

숙소에 와서 잠깐 휴식시간을 가졌다. 마을에서 만난 한 청년의 말이 계속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한국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나쁜 상황에 놓인 우리 튀르키예를 혼자 두지 않아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우리와 당신이 믿는 모든 신의 축복이 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후원계좌 KB국민은행 506501-04-310628 굿월드자선은행

[1672호 / 2023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