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선·교를 겸수해 불교중흥과 전법을 위해 정진한 영호당 정호 대종사의 행적을 기리는 추모다례재가 엄수됐다.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경우 스님)는 3월20일 경내 대웅보전과 부도전에서 ‘영호당 정호 대종사 입적 75주기 추모 다례재 및 역대조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다례재에는 주지 경우 스님을 비롯해 선운사 전 주지 재곤, 범여, 대우, 법만 스님, 종회의원 태효, 재안 스님 등 선운사 본·말사 스님들과 백양사 원로의원 성오 스님, 통도사 전 전계사 혜남 스님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재는 상단불공에 이어 축원, 죽비삼배, 행장소개, 분양, 헌다, 인상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사부대중은 영호당 정호 대종사 입적 75주기 추모다례재에 이어 선운사 역대 조사들의 부도가 모셔진 부도전에서 역대조사 다례재를 진행했다.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은 “이렇게 영호 대종사의 다례재에 찾아 주신 고승 대덕 스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스님이 열반하신지 75주기가 되었지만 기념관 하나를 만든 정도로 선양사업이 부진했는데 올해 부터는 동국대와 협력해서 선양사업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영호당 정호 스님(박한영, 1870∼1948)은 일제 강점기 말 불교계 유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조동종에 맞서 임제종 운동을 펼치며 외세에 대응한 근대 선각승이다. 스님은 율·화엄종주인 백파 긍선 스님의 법손으로 선·교를 겸수해 운기, 청담, 운허 스님 등 수많은 제자를 길렀다. 또 신석정, 조지훈, 김달수 등 재가 문인들의 양성에도 앞장섰다.
선교를 두루 섭렵한 석전 스님은 불교 혁신과 한일합방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1919년에는 한성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했다.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초대 교장과 1929~1946년 조선불교 제1대 교정(현 종정)을 역임했다. 1948년 정읍 내장사에서 세수 79세, 법랍 61세로 입적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74호 / 2023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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