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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 : 김형규의 성지에서] 6. 전법 향한 참 불자의 길 걸을 것

매일 25km 43일 순례 회향은
108 순례대중 함께 이룬 성취
배움·수행의 길 한국으로 이어
사람들 평화·행복으로 이끌 것

길에서 자고 먹고 걷는 43일간의 일정은 혼자라면 절대로 성취할 수 없는 여정이었다. 
길에서 자고 먹고 걷는 43일간의 일정은 혼자라면 절대로 성취할 수 없는 여정이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43일간의 일정을 회향했다. 4월23일 3만여 인파가 몰린 가운데 서울 조계사와 우정국로에서 열린 회향법회는 인도에서의 순례단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전법을 염원하며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서원의 장이었기 때문이다. 

길에서 자고 먹고 걷는 43일간의 일정은 고난의 길이었다. 혼자라면 절대로 성취할 수 없는 여정이었다. 아무리 장한 신심이 있더라도 풍토가 다르고 먹거리가 다르고, 기후가 다른 곳에서 매일 25km를 걸으며 43일간의 순례를 회향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것도 108명이라는 대규모 순례대중이 함께 이룬 성취였다는 점에서 한국불교 역사뿐 아니라 인도불교 역사에서도 참으로 뜻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이뤄낸 것은 원력을 갖고 솔선수범으로 순례단을 이끈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의 놀라운 지도력과 한국불교 중흥이라는 원대한 뜻을 함께 품고 같은 길을 걸었던 도반대중들의 힘이었다.

배앓이를 하고 감기에 걸리고, 발가락마다 물집이 잡히고 무릎이 시큰거려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함께 걸었다. 그래서 순례단의 길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물결에 함께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그 흐름 속에서 아픈 몸도, 나약한 의지도 함께 흘려보내며 우리는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43일은 평소 경험해볼 수 없는 뜻깊은 단기출가였다. 걷는 내내 ‘관세음보살’ 염송에 더욱 집중했다. 순례 기간 개인적으로 겪었던 여러 어려움들이 끝내 극복되는 것을 보면서 관음보살의 가피를 더욱 믿게 됐다. 또 대중들과 함께 ‘금강경’을 독송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진실되게 배울 수 있었다.

계속되는 108배를 통해 새로운 원력도 세우게 됐다. 고된 길에서의 시간은 온갖 생각으로 복잡했던 머리를 점차 맑게 비워가는 과정이었다. 머리가 비워지는 만큼 생각은 단순해졌고 마음은 평온해졌다.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절실하게 깨닫는 시간이었다.

성지를 순례하며 그저 경외의 대상이었던 부처님의 삶이 나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부처님께서 걸으셨던 그 길을 따라가며 부처님의 숨결과 발걸음과 생각과 자비로움을 다시 배우게 됐다. 출가와 깨달음, 수행, 열반이라는 4가지 틀에 짜여있던 순례길의 최종 종착지가 결국은 전법이라는 사실도 체득하게 됐다. 부처님께서 6년의 수행 끝에 성도하시고 열반에 드시기 전까지 45년의 세월을 오로지 전법의 길을 걸으셨다는 것을 깨우치는 순간, 길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가 걸었던 길은 배움과 수행의 길이면서 또한 전법의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은 이제 한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일상은 또 다른 순례가 될 것이다. 법보신문을 통해, 그리고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을 통해 우리는 끝없는 배움과 수행, 그리고 포교를 위해 나설 것이다. 사람들을 행복으로 이끌고,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한, 전법을 향한 참 불자의 길을 부처님께 서원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674호 / 2023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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