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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은 아바타에 맡기고 부처로 삽시다”  

기자명 법보
  • 불서
  • 입력 2023.05.08 14:56
  • 호수 1680
  • 댓글 0

이 뭐꼬? 이것뿐!
월호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312쪽/ 1만8000원

교리는 현학적이고 수행은 오리무중이다. 불교에 대한 보통의 생각들이다. 다른 종교처럼 그냥 믿고 구원을 받으면 좋으련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스스로 공부하고 수행하고 깨우쳐야 한다. 그래야 부처가 될 수 있다. 이리해도 어렵고 저리해도 어렵다. 

그런데 이런 미로와 같은 불교의 가르침 속에서 정작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불교의 목적이라는 지향점이다. 천일을 기도해도, 엉덩이가 문드러지도록 참선해도 팔만사천가지 교리를 모두 다 배운다 해도 결국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월호 스님의 책 ‘이 뭐꼬? 이것뿐!’은 오랜 세월 불교를 믿고 따르고 배우면서도, 여전히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체 없는 세상 속에서 한바탕 번뇌놀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위한 구명조끼다.

책과 강연, 법회 등으로 꾸준히 대중과 호흡하며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신선한 참선법을 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스님은 이번 책을 통해 허깨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고통으로부터 해탈하는 세 가지 처방을 조근 조근 풀어놨다.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바타 명상’, 자존감 회복에 특화된 ‘바라밀 명상’, 일생의 평화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행불 명상’이 그것이다. 스님은 몸과 마음을 아바타에, 이 세상은 메타버스(가상현실)에 비유한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실체는 가상현실 속을 배회하며 고통 받는 그림자에 불과한 아바타라는 것이다. 그러면 진짜 나는 무엇인가? 고통스런 현실 속에 존재하는 아바타를 관찰하는 자로서 이미 크고 밝고 충만한 성품을 지닌 존재다. 이것만 제대로 알게 되면 시시각각 일어나는 번뇌는 진짜 나의 것이 아닌 아바타의 몫이 된다. 이것이 월호 스님 표 명상 수행의 핵심이다.

아바타 명상은 실체 없는 몸과 마음을 아바타의 현상으로 분리해, 대면 관찰함으로써 아바타가 겪는 고통과 번뇌로부터 스스로가 분리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바라밀 명상은 달이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되기도 하지만 본 모습은 보름달인 것처럼 우리의 본질은 크고 밝은 충만 그 자체임을 깨우치는 것이다. 그리고 행불 명상은 우리의 본질이 부처이기에 부처의 행을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 여기서 바로 실현하는 것이다. 

스님은 이런 3가지 명상을 불퇴전의 결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참회를 통한 그릇 비우기, 발원을 통한 그릇 채우기, 기도를 통한 그릇 키우기, 참선을 통한 그릇 없애기, 행불을 통한 그릇 만들기 등 5단계의 수행법이 그것이다.
 

월호 스님은 3가지 명상법을 제안했다. 
월호 스님은 3가지 명상법을 제안했다. 

 

책은 불교명상수행의 가이드이자, 명상 에세이이다. 월호 스님은 특유의 명쾌한 문체 속에 행불사문으로서의 지난 공부결과를 아낌없이 녹여냈다. 책의 첫머리 1부에 늘어놓은 ‘화두 이야기’는 뜬 구름 같던 화두의 꼬리가 잡고 문득 절로 무릎을 치게 하는 혜안과 재미가 담겨있다.   

선연(善緣)으로 혹시라도 책에 손길이 닿게되면 가상의 현실을 진짜로 착각하게 하는 머리 위 헤드셋이 내려가고, 이내 눈앞에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오솔길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80호 / 2023년 5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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