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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쌍계사, 선다(禪茶)의 정맥 잇는 ‘차문화 대축전’ 봉행

  • 교계
  • 입력 2023.05.12 15:30
  • 수정 2023.05.13 15:07
  • 호수 1681
  • 댓글 0

5월11~13일, 경내 일대서 다채로운 프로그램
12일 개막 법요식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참석
108인 헌다…진감초의다맥한국선다회 다맥 전수
차나무 시배지 햇차 제다·명승길 걷기·고산 음악회도

햇차의 계절을 맞아 1200여 년 전 차나무 시배지가 자리하는 지리산 하동 쌍계사에서 진감국사로부터 내려온 다맥의 전통을 잇는 차문화 축전의 장이 열렸다.

경남 하동 쌍계사(주지 영담 스님)는 5월11~13일 경내 일대에서 ‘2023 쌍계사 차문화 대축전’을 봉행했다. 3일간 열린 축전에서는 햇차의 제다부터 헌다, 다맥 전수, 청소년과 함께하는 걷기 체험과 음악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차문화의 향연의 장이 됐다. 특히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와 연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차 생산국인 스리랑카, 중국, 태국, 몽골 등의 스님들을 내빈으로 초청한 가운데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행사 첫날인 11일에는 차나무 시배지에서 개원채다(開園採茶) 의식을 통해 전통 방식으로 햇차를 만드는 일정이 진행됐다. 이어 12일에는 쌍계사 경내 괘불전 앞마당에서 입재 법요식과 함께 108인 헌다, 세계 각지의 차를 맛보는 들차회, 다맥 전수식 등이 봉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 구례 화엄사 회주 종열 스님, 쌍계사 본·말사 스님들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임연득 진감초의다백한국선다회장, 박해덕 포교사단 경남지역단장, 쌍계사를 비롯해 부산 혜원정사, 부척 석왕사 등에서 온 전국의 차인, 불자와 지역민이 두루 참석했다. 괘불이 헌괘된 가운데 시작된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육법공양에 이어 국내·외 스님들이 참여하는 108인 헌다가 진행됐다. 이어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의 인사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격려사, 승·재가 축사, 환영사가 진행됐으며 차인들의 헌다 의식으로 법요식이 마무리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격려사에서 “쌍계사 차문화 대축전의 시작을 이끄신 고산 대선사께서는 저의 은사이시고 다맥 법사이신 지흥당 백운 대종사와 범어사 동산 대종사 문하의 형제셨으며 응송대선사 다맥 형제의 소중한 법연이 있으시다”며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께서 이러한 지중한 인연을 기억하시고 오늘 행사에 초청을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개했다.

이어 스님은 “고산 대선사께서는 백운 대강백 스님과 함께 해동 다맥 복원의 크신 원력을 세우셨고 두 분의 어른 스님은 진감 선사 이후 해동 다맥이 초의 의순 스님, 서암 선기 스님, 쌍수 일환 스님, 응송 영희 스님으로 이어져 온 것을 밝히셨으며 저도 백운 대강백의 상좌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일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며 “큰스님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다맥이 복원되어 오늘에 이어진 만큼 차문화의 ‘선다일미(禪茶一味)’ 사상 계승에 있어서 총무원장이자 한 사람의 차인으로 종단 차원의 차문화 확산과 발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발원했다.

진우 스님은 이날 쌍계사 선차문화대축전 개막 법요식에 앞서 쌍계사 대웅전에서 108배를 올렸다. 이어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을 비롯한 쌍계사 본·말사 스님들과 함께 차담의 시간을 통해 해동 다맥의 복원과 전수에 진력한 어른 스님들의 원력을 새기기도 했다.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은 환영사에서 “‘쌍계사 차문화대축전’은 전통불교 선(禪) 사상의 원류인 육조 혜능 대사의 선맥과 진감 국사, 초의·만허 선사의 다맥이 융화된 선다(禪茶)의 정맥을 전하는 법석”이라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께서도 다맥을 전수한 스님이시고 그 이후로도 많은 스님과 차인들이 쌍계사에서 다맥을 이어온 만큼 차와 불교가 융합된 풍성한 이 축전이 지역의 문화 예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쌍계사 본말사연합회장 이암 스님도 축사에서 “우리가 이 자리에서 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 스님들로부터 오롯이 이어진 다맥와 차 문화에 담긴 정신”이라며 “천연의 야생차를 품은 쌍계사에서 차향으로 함께하는 모든 분이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새기고 이 시대에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역시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가 진행되는 이 시기에 차나무 시배지가 자리한 쌍계사에서 선차문화축전을 개최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며 “우리 차 문화의 가치를 경험하고 차향 속에서 심신의 평화를 마주하는 장이 더욱 다양하게 확대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인사했다. 

이날 입재 법요식에 이어 오후에는 괘불전 앞에서 세계 각국의 차를 맛보는 들차회가 개최됐다. 또 전국 차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감초의다맥한국선다회 다맥 전수법회가 봉행됐다. 다맥 전수사는 부산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이 맡았다.

축전의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청소년프로그램으로 ‘천년 차나무 시배지 명승길 걷기’가 개최된다. 안대희 성균관대 교수, 신정일 문화재위원,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의 해설로 천년 차나무 시배지 명승길 걷기가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진감선사대공영탑에서 시작해 불일평전과 불일폭포로 이어진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에게는 특별선물로 BTS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모티펜이 포함된 언어교재 ‘Learn! KOREAN With TinyTAN’을 비롯해 다양한 기념품이 제공된다.

이어 이날 오후2시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 제2행사장에서는 가수 조영남 씨와 나비드, 테너 임철호, 소프라노 장소연 씨와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고산 음악회가 개최된다. 음악회에서 조영남 씨는 고산 대선사가 차를 마실 때 마음가짐을 시로 쓴 ‘음다송’을 가사로 기반해 만든 노래를 선보인다. 

하동 쌍계사 입구에는 성덕왕 22년(723)에 삼법과 대비화상께서 산문을 연 후 흥덕왕 3년(828)에 대렴공이 차나무를 최초로 식재한 곳으로 알려진 차나무 시배지가 자리한다. 특히 문성왕 2년(840) 진감혜소 선사가 쌍계사를 창건하며 화개골 일대에 차나무를 번식시킨 것으로 전하며, 고산 대선사가 1975년 쌍계사 주지를 맡은 후 차나무 시배지를 복원, 정비해 오늘에 이른다.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는 역사와 문화 등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3년 8월6일 경남 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대는 지난해 11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도 지정됐다. 고산 대선사는 이 같은 차나무 시배지와 쌍계사 역대 고승의 역사를 바탕으로 해동 다맥을 복원, 진감초의다맥한국선다회를 설립하고 다맥 전수식을 봉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쌍계사는 매년 다맥 전수식을 통해 승·재가 차인을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동=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81호 / 2023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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