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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신행수기 심사평] 신행은 믿음을 실천하는 과정

개인의 삶 엿보는 신행수기
우리 마음에 울림 전해 특별
가슴서 우러나온 체험 고백
삶의 교훈이자 살아있는 법문

신행수기는 신앙고백과는 다른 결을 갖는다. 신행은 말 그대로 믿음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에서 믿음이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철저한 사유와 실천을 통해 획득된 믿음이다. 그래서 불교의 믿음은 정견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 안목을 필요로 한다. 신행수기는 부처님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어떻게 자신의 삶이 변화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글이다. 개인의 경험이긴 하지만, 그 경험은 우리들이 공감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내용들이다.

불교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이기에 더욱더 감동을 자아낸다. 이번에 제출된 신행수기 가운데 눈에 띄는 몇 편을 고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심사자의 책무이기에 그 많은 주옥같은 글 가운데 굳이 몇 편을 가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다. 이번 심사에서 수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글이 부족하거나 감동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일반 부문은 신행수기 중 가장 의미있는 분야이다. 신행수기는 말 그대로 삶 속에서 어떻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신행을 이어오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기에 더욱 감동적이기도 하다. 특히 대상인 총무원장상을 수상한 윤수분 불자의 ‘아들을 가슴에 품고’는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정말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여 실천하였는지를 감동적으로 잘 기술하고 있다.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하여 열반을 성취케 하는 것이 부처님의 자비가 아닌가. 윤수분 불자의 수기에는 그 내용이 고스란히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된다. 종교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최우수상인 포교원장상을 수상한 박미자 불자의 ‘성지순례로 이어진 불연’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포교를 하는 일이 진정한 불사임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었다. 또 중앙신도회장상을 수상한 이희숙 불자의 ‘봄꽃이 날리던 날 어머니를 보내며’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배우고 이해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실천으로 회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법보신문 사장상 이수현 불자의 ‘심주로 다시 살다’, 불교방송 사장상 김장대 불자의 ‘개경게를 읊는 마음으로’를 비롯한 수상작 모두 부처님 가르침의 의미와 불교계가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을 전하는 생생한 법문이었다.

한편으로 불교는 후회를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그 이유는 후회가 파괴적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행수기 재소자 부문 교정교화전법단장상을 수상한 이ㅇㅇ 님의 ‘나의 마음에서 산다는 것’에는 후회의 감정을 넘어 참회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이 잘 담겨 있다. 대체로 재소자들의 수기를 보면 후회의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데, 참회를 통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부분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이는 앞으로 불교계가 교정교화활동을 할 때 참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신행수기가 벌써 10년이 되었다. 신행수기는 삶의 모습이며 생생하게 살아 있는 법문이다. 또한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로 거듭나는 그 감동의 순간을 엿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수기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양으로 승부하려는 경향도 엿보인다. 신행수기가 글쓰기 실력이 아닌, 정말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자기 체험의 고백이어야 감동을 준다. 앞으로도 이러한 측면에서 심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필원 교수 동국대 WISE캠퍼스 교수 

[1682호 / 2023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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