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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발원문 심사평] 항상 깨어 정진하는 불자들 찬탄

기자명 고명석

108문장 발원문 많았던 올해
마음으로 전하는 다짐에 감동
현실 아픔·고통 불법으로 승화
새로운 도약 강한 희망 느껴져

발원문 공모 햇수는 올해로 4회째다. 주부, 직장인, 포교사, 장애인, 재소자 등 다양한 계층에 계신 불자들의 발원문이 많이 답지되었다. 올해는 시간을 들여 정성껏 쓴 108발원문이 많았던 것이 특징이다. 수상권 내에 들지 못했지만 훌륭한 발원문도 더러 있었다. 심사 기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동, 진정성, 그리고 발원문의 형식적 적합성에 두었다.

최우수상인 교육원장상으로 이희주 불자의 ‘장애인포교 꽃 피기를’을 선정했다. 이희주 불자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신세 한탄만 하던 옹졸했던 자신의 마음과 장애를 핑계로 매사를 소극적 살아왔던 점, 증오와 적개심 등을 참회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은 장애와 비장애의 문제가 아닌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의 차이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주어진 장애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장애를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정진하겠다고 다짐하는 대목에서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희주 불자는 발원한다. “숨 쉬듯 기도하고 밥 먹듯 기도하고 긍정적인 불자로 살겠습니다.”
우수상은 양일옥 불자님의 ‘나를 다스리는 108배’다. 사실 최우상으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108 발원을 108개의 문장으로 쓰는 것 자체가 많은 시간과 정성은 물론 세심한 성찰이 필요했을 것이다. ‘명훈가피력’ ‘삼보귀의’ ‘반성과 참회’ ‘감사하는 마음’ ‘발원과 회향’ 순으로 체계를 세워 108배를 하면서 보살도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수행하는 마음, 자기 비움과 자비실천 등이 잘 녹아나 있다. 이 발원문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108배를 하면서 이 발원문을 읽기를 고대해 본다. 

바라밀상 선정작으로 이미숙 불자의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와 이명자 불자님의 ‘참 생명의 길 걷겠습니다’ 2편을 뽑았다. 넘어져 있는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는 종단 차원에서 전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불사다. 여기에는 한국불교 미래 천년의 역사를 희망의 역사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서원이 담겨 있다. 그래서 발원문에는 천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나투시어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중생들을 대자대비로 인도해주시길 발원하고 있다.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도 뛰어나고 발원문의 형식을 잘 따르고 있다. 

이명자 불자의 ‘참 생명의 길 걷겠습니다’는 포교사로서 불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발원문 형식으로 잘 담아냈다. 나태와 좌절로 허덕일 때 당신의 고행을 배우게 해 달라며 강한 다짐을 보였다. 그리고 존귀한 존재로서 불자들 자신의 각성을 일깨우고, 자신이 불성의 씨앗을 품고 살아가는 부처임을 자각케하는 대목에서 승만부인의 사자후를 떠올리게 한다. 

특별상으로 재소자인 최대욱 불자님의 ‘정법으로 나아겠습니다’를 선정했다. 무명 업장으로 인한 죄를 간절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원망과 후회로 쌓여 있는 재소자 법우들이 수형기간을 자기 단련의 계기로 삼아 후회와 원망보다는 사랑과 용서로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게 해달라고 발원했다. 현실의 아픔과 고통을 불법으로 승화해 내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심사평을 쓰면서 수상한 발원문을 다시 천천히 읽어 보았다. 은은한 삶의 향기가 느껴졌다. 불자로서 아름다운 품격과 일상을 살아가는 수행자의 자세가 잘 풍겨 나오는 발원문을 남길 정도로 구석구석 훌륭한 불자들이 많이 계신 걸 보니, 우리 불교도 열암곡 부처님처럼 당차게 일어나 새로운 천년을 도약의 천년으로 열어 갈 수 있으리라 강한 희망을 가져본다. 

발원문은 미래의 희망을 앞당기기 위해 현재 나의 삶을 살피는 깨어 있음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다.

고명석 전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팀장 

[1682호 / 2023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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