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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막아야 할 일본 원전 오염수

기자명 원영상

2011년 일본 후쿠시마현 제1원전의 폭발은 세계를 경악케 했다. 이보다 25년 전인 1986년에는 체르노빌에서 원전 폭발이 일어나 지구의 종말과 같은 상황을 보여줬다. 영구 폐쇄된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이 됐다. 환태평양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에 놓인 일본은 지진활동으로 인해 후쿠시마현 말고도 언제든 해안에 건설된 원전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는 상태다. 한국 또한 최근 동해의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울진·영덕·월성·고리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와 정치가들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해 연일 비판하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언론은 후쿠시마 원전 근처의 항만에서 잡은 우럭에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미 후쿠시마현 내 주민의 갑상선 암과 저체중아 발생 비율이 통상적인 상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향을 잃은 주민들은 귀향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원전을 만들 때, 정부와 기업은 지역 발전을 미끼로 주민들을 설득했지만 결과는 재앙으로 돌아왔다.

원전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매일 100톤씩 원자로에 주입한 냉각수를 7·8월이면 해수와 섞은 뒤에 방류할 예정이다. 사용된 냉각수는 고농도의 방사능 물질로 오염되어 있어 오염수라고 부른다. 일본은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제거되었으므로 처리수라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사능 물질은 완전 제거가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바다로 들어가면 결국 바다는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각종 해산물 또한 오염된다. 일본 정부가 말하듯이 그렇게 깨끗하게 처리되었다면 식수나 농업용수로 왜 재사용하지 않는가.

지구기후위기와 함께 방사능 오염으로 지구는 인류의 거주가 점점 불가능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욕망의 대가다. 원전 자체가 편리함을 위한 도구지만 이제는 문명을 역습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가동 원전은 436기다. 미국이 가장 많은 93기, 일본과 한국은 각각 33기와 25기다. 중국을 필두로 세계 전체는 약 100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인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애써 무시하는 것 같다. 자연계에서 얻는 그린에너지로의 전환만이 지구를 살릴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은 왜 이리 무지에서 무지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을까.

진리에 대한 경외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주역’의 가르침은 하늘의 도를 인간의 삶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만물과 인간은 하늘의 도가 우주 자연을 형성하고 운행하는 덕의 힘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원전은 이러한 하늘의 순리자연한 도를 배반한 과학에서 나왔다. ‘명심보감’에서 “순천자(順天者)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고 한다. 이대로 머지않아 인간의 운명은 파국에 이를 것이다. 위험요인을 덜지 않고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원전은 신비에 둘러싸인 자연계의 질서를 파괴하고 건설한 것으로 오만한 인간성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생각해 보라. 망망한 우주 공간 속의 점 하나에 불과한 지구 안에서 올망졸망 살아가는 인간이 이 무한한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은 무엇인가. 평생 “그것은 무엇인가”라고 의심을 품는다 해도 얼마나 그 실상을 알 수 있는가.

자연에 대해 겸손해야 할 인류는 자신을 탄생시키고 키워준 은혜를 배반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는 자신의 모태를 오염시키는 것과 같다. 인간은 지구의 파괴자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인류 자신에게 돌아온다. 다양한 형태의 이숙과(異熟果)를 낳음으로써 인간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지구의 바다는 인간의 아뢰야식처럼 모든 업의 종자를 받아들이는 최후의 안식처다. 살아있는 지구의 의식은 자신의 정화 능력으로 병적인 문명과 그것을 건설한 인간의 삶을 초기 상태로 리셋 시킬 것이다. 엄연한 인과다. 지금도 늦지 않다. 모든 생명의 의지처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단코 막아야 한다.

원영상 교수 wonyosa@naver.com

[1684호 / 2023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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