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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멈추고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삶을 보장하라”

  • 교계
  • 입력 2023.06.14 16:40
  • 수정 2023.06.14 16:47
  • 호수 1685
  • 댓글 0

사회노동위·전국장애인부모연대, 6월14일 오체투지
발달장애인 전생애 권리 기반 지원 체계 구축 촉구
지몽 스님 “사회적 약자 위한 실천 앞장…연대할 것”

“죽이고 죽지 않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 몸을 던집니다.”

스님들과 장애 당사자, 가족들이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 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몸을 낮췄다. 더 이상 참혹한 죽음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6월14일 용산역 잔디광장에서 출정식 및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18년 4월 삭발, 삼보일배, 천막농성 등을 통해 제1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2022년 4월에는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 결의안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발달장애 정책의 부재에 참사가 반복되자 각 지차제와 교육청에 요구를 전달하는 투쟁을 시작, 이날 사노위와 함께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중앙정부에 요구안을 전달하기로 했다. 사노위 스님들을 비롯한 부모연대 시도지부에서 300여명이 동참해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고 발달장애인 권리기반 지원체계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출정식에 앞서 사노위 스님들이 근단적 선택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며 추모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올해 아들과 아내를 떠나보낸 아버지가 나에게 ‘장애 진단받은 아이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안내해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비스의 부재는 우리들을 극한 선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며 “장애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운데 죽음을 생각해봤냐는 문항에 6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더이상의 죽음을 두고볼 수만 없어 나왔다. 오체투지를 통해 우리의 요구가 전해지고 제발 참사가 중단되길 바란다.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또다른 싸움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사노위원장 지몽 스님도 “모든 생명체는 서로 이어져 있어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기에 공존할 수 있도록 바른 양심과 지성으로 이 사회 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며 “이기심을 버리고 함께 행동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길이고 나아가 우리 사회 권리를 공평하고 평등하게 사용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와 중앙정부, 우리 모두가 진실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참극을 멈추고자 한다면, 한없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공감하고자 한다며 장애 유무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 스님은 “오체투지는 우리 사회 부조리, 부당함에 대한 무언의 저항이자 희망의 몸짓”이라며 “오체투지 속에서 하루에도 수십번 삶과 죽음을 오가며 고통을 감내해야했던 분들의 일상을 외면하고 무관심했던 지난날을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희망의 싹을 틔워야 한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천성호 노들장애인학교장도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 국가가 만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타살에 윤 정부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다. 국가가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정부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장애 영유아 조기 개입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라! 차별 없는 교육, 모두가 함께하는 통합교육 보장하라! 발달장애인 자립과 주거권을 보장하라! 발달장애인 전 생애 지원체계 구축하라!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발달장애인 참사를 멈춰라!”

연대발언이 끝나자 부모연대 대표자들은 단상에 올라 불끈 쥔 주먹을 하늘 높이 뻗어올리며 투쟁결의를 다졌다. 이어 참여자들은 용산역 3번 출구로 이동해 삼각지역까지 오체투지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85호 / 2023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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