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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다리 겨우 살렸지만 재활까지는 막막

  • 상생
  • 입력 2023.07.05 17:09
  • 수정 2023.07.06 13:23
  • 호수 1687
  • 댓글 0

시댁의 구박서 벗어나 홀로 생계 잇던 네팔 이주민 파르바티씨
교통사고로 다리 근육 파열…수술로 살렸지만 치료비는 눈덩이

네팔 이주민 파르바티씨는 네팔법당 쿤상 스님 등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비와 재활치료비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네팔 이주민 파르바티씨는 네팔법당 쿤상 스님 등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비와 재활치료비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비난과 괴롭힘의 연속이었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어눌하다며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등살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오직 남편만 믿고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낯선 땅을 찾았지만, 네팔 이주민 파망 파르바티(31)씨가 한국에 정착하기는 녹록치 않았다.

“2012년, 막 스무 살 성인이 됐을 때 지인의 소개로 당시 37세였던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은 매달 제 가족에게 돈을 보내준다고 약속했어요. 어린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어렵게 농사짓고 있는 부모님의 손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죠. 가족만 생각하며 7년을 버텼지만, 더는 참기 어려웠어요.”

파르바티씨는 고통스러웠던 결혼생활을 뒤로하고 새 인생을 살기로 했다. 지인의 식당에서 밤낮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식비 등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금액만 남긴 채 모두 고향으로 송금했다. 코로나19로 식당 운영이 어려워지자 울산의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도 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 고됐지만 돈을 벌어 부모님을 도울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일찍 일어나 차 시간에 맞춰 정류장으로 나갔다. 동료 직원들도 하나 둘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곧 차량이 도착하고 새벽추위에 몸을 떨고 있던 직원들은 서둘러 탑승했다. 그러나 갑자기 사람이 몰린 탓에 차에 오르던 파르바티씨는 발을 헛디뎌 도로로 넘어지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후진하던 차량이 그의 오른발을 밟고 지나갔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사고에 비해 고통은 적었다. 조금 욱신거릴 뿐이었다. 외부의 상처도 크게 없었기에  정밀검사를 하라는 병원의 권유를 마다하고 바로 일터로 복귀했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도 가라앉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쿡쿡 찌르는 고통이 점점 심해졌다. 오래 서있기 힘들어졌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공장으로 직장을 옮겼다.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진단 뿐, 민간요법도 효과가 없었다. 그저 몸이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일에 매진했다. 그러다 지난해, 고향 친구의 소개로 서울 네팔법당 주지 쿤상 스님을 알게 됐다. 그동안의 사정을 털어놓자 스님은 서울소재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했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근육이 안에서부터 찢기고 끊어져 있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한쪽 다리를 잃을 수도 있었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겨 X-ray촬영만 했던 게 실수였다. 정밀 검사와 여러 차례 수술이 이어졌다. 큰 비용이 들어갔지만 사정을 봐준 병원과 쿤상 스님의 도움으로 끊어진 힘줄을 복원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파르바티씨는 현재 강원도에 있는 고향 친구의 집에 머물며 한 달에 한 번씩 검사와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다. 쿤상 스님이 매번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지만 매달 치료비와 약값이 만만치 않다. 수술로 생긴 빚도 1000만원에 가까워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87호 / 2023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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