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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 세계 각지에 ‘맞춤형 구호 활동’ 나선다

  • 사회
  • 입력 2023.07.17 14:16
  • 수정 2023.07.17 22:36
  • 호수 1689
  • 댓글 3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48일간 11개국 순방 소감 밝혀
“NGO활동 넘어 동남아 불자 위한 실천불교 전법도 본격화”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7월13일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동남아 순방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7월13일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동남아 순방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동남아를 직접 방문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얘기를 오랜 시간 동안 들었습니다. 이들이 하는 일도 직접 둘러봤고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이해와 교류의 폭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이렇게 직접 현장을 점검해보는 일이 우리에게 꼭 필요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최근 새롭게 제2차 만일 결사를 시작한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7월13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 10층 회의실에서 ‘동남아 순방 기자 간담회’를 열고 48일 간의 순방 소감을 밝혔다.

법륜 스님은 올해 4월4일~5월21일 국제구호단체 JTS를 통해 베트남·태국·튀르키예·시리아·인도·부탄·라오스·캄보디아·스리랑카·인도네시아 등 11개국의 구호 현장을 살폈다.

이날 이상옥 정토회 실무자는 “코로나 이후 삶이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해 JTS가 어떻게 구호 활동을 할 것인지, 또 정토회 차원에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답사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순방 결과를 공유를 해달라는 제안이 있어 기자 간담회가 마련됐다”고 했다.

정토회 실무자들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 구호, 인도 아쌈 지역의 소수 민족 극빈자 지원, 부탄의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 답사 결과, 스리랑카 경제 위기 긴급 구호, 파키스탄 홍수 피해 긴급 구호 등 나라별로 구분해 1시간 가량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토회는 튀르키예·시리아 국경지역에 50달러 상당의 식료품과 푸드바스켓 40㎏을, 튀르키예 오스마니예 캠프에 500가구 치의 푸드바스켓을, 시리아 와탄 캠프에 2000가구 치의 푸드바스켓을, 시리아에 10만불 상당의 의약품과 지혈대 3300개를, 튀르키예에 비누·샴푸 15만여개와 생리대 10만팩, 2938가구 치의 푸드바스을 지원했다. 또 인도 데가바스티에 116가구 치의 쌀·식용유 등을 배포하고, 스리랑카에 쌀 20kg의 2350가구 치와 130명 학생에게 가방·공책·필기구 등을 배분했다. 파키스탄엔 1만1300가구에 식료품을 지원하고 천막학교 10개동·모델하우스 3개동을 지었으며 핸드펌프 210기를 후원했다.

실무자들의 발표가 끝나자 법륜 스님은 교계 기자들과 질의응답했다. 스님은 이번 동남아 순방의 최대 성과로 ‘현장 맞춤형 구호 활동’을 꼽았다. 구호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마을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 지” 사전 조사해보니, 맞춤형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법륜 스님은 "부탄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보다 교육 시설 부재가 심각했다. 삼텐 촐링 넌너리(Samten Choling Nunnery)를 방문했을 땐 오히려 어린 넌(Nun, 남방 불교 여성 출가자)들의 기본 교육 시설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듯 현장 조사한 결과로 해외 맞춤형 구호사업 모델을 찾아나가고, JTS와 현지 NGO단체들 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정부에서 소외된 마을까지 맞춤형 구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구호 활동 틈틈이 ‘즉문즉설’도 열렸다. 법륜 스님은 '거침 없는 직설 화법'과 '특유의 유머'로 동남아 불자들의 고민을 풀어냈다. 베트남·태국 등에서 법회가 열릴 때마다 1000명 넘는 현지인들이 모였다. ‘K-불교 세계화 가능성’에 관해 질의하자 법륜 스님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뜨겁더라. 아마 K-POP, 드라마·영화 영향인 것 같다. 한류가 한국과 동남아 불교 간의 협력을 단단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불교계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할 때”라고 답했다.

정토회가 1차 만일결사 (1993~2022) 당시 추진한 해외 전법 대상은 주로 유럽·미국 등 ‘서양인’이었다. 그간 법륜 스님은 동남아가 불교국가인 만큼 그곳 만의 정서와 문화(상좌부 불교의 전통)가 있다고 생각해 교리적 교류를 지양해 왔다. 하지만 동남아 불교는 의식·전통이 강화돼 있는 반면 불교를 쉽게 이해하고 실천적으로 받아드리는 것은 부족해 보였다는 게 법륜 스님의 분석이다.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교리적 혼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생의 업'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운명론•숙명론적 사고를 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이에 법륜 스님은 동남아 불자를 위한 근본 교리책을 집필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그간 교리에 관한 글은 학자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팔리어 해석 등 논쟁적 요소도 있지 않는가”라며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 동남아 불자들이 삶 속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연기·무상·무아·사성제·오온·십이처·십팔계 등 근본교리를 안내할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경제 발전은 뒤처지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동남아 발전 속도는 빠르고 안정적이라고도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정치·외교 분야에서 강대국 중심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중견 국가와의 협력은 불교계가 민간 차원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드러냈다. 법륜 스님은 “구호 활동뿐만 아니라 문화재 보존·관리 노하우부터 청년들 간의 교류, 여성 권익에 관한 교육, 비구니 승가 복원 활동 지원 등 한국 불교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국내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들이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법륜 스님은 “도시는 물론이고 시골에서도 이제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일손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하지만 정작 지원은 미미한 것 같다. 현재 정토회가 안산에 다문화센터(JTS안산다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원대책이 절실한 만큼 사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사진=정토회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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