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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더 나은 삶을 향한 발판

  • 불서
  • 입력 2023.07.17 14:34
  • 수정 2023.07.17 14:36
  • 호수 1689
  • 댓글 0

리빙 이즈 다잉
종사르 잠양 켄체 지음‧수연 옮김 / 도서출판 팡세 / 292쪽/1만8000원

서로 맞물려 있는 삶과 죽음
"외면하는 건 인간 능력 봉인”

죽음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태어났으면 반드시 생로병사(生老病死)하고, 생겨났으면 결국 생주이멸(生住異滅)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그리고 붕괴돼 사라지는 것은 태어난 것이나 생겨난 것이나 생명 있는 것이나 생명 없는 것이나 모두에게 필연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렇게 죽음을 맞이할 운명인데도, 우리 주변에는 죽음이 보이지 않는다. 죽음을 두려워해 보지 않고, 그리고 애써 숨긴다. 인간들이 이렇게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누구도 죽음 이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를 알 수 없으니, 죽음은 어두컴컴한 심연으로 가라앉는 듯 공포를 준다.

티베트불교의 큰 스승으로 추앙받는 잠양 켄체 린포체의 책 ‘리빙 이즈 다잉’은 이렇듯 죽음의 필연성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불자이건 아니건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사는 것은 죽는 것’이라는 책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삶은 현재의 삶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음이 끝은 아니다. 삶과 죽음이 끊임없이 맞물려 있으니, 태어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끝나지 않는 윤회의 흐름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사는 것이 죽는 것이고 죽는 것이 사는 것’이다.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는 능력은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애써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능력을 봉인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가까운 친구들이 저자에게 물어 온 100여개의 죽음 관련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다. 책은 죽음에 직면했을 때 가져야 할 태도, 죽어가는 자가 지켜야 하는 내용, 사자를 돌보는 절차 및 바르도 기간 동안의 지침 등이 잘 설명돼 있다. 특히 죽음을 앞둔 이에게 도움이 되는 기도와 공양, 진언, 수행법 등도 자세히 실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윤회계의 현상이 환영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연기의 조합에서 생겨난 것일 뿐 궁극적인 실체는 공(空)이다. 죽음을 인식하고 준비하는 것은 윤회라는 환영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기 위해서다. 죽음을 애써 직시해야하는 것은 윤회에서 벗어날 원인과 조건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티베트불교는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 곧 깨달음이나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죽음이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만은 아님을 통찰하게 될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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