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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초기와 상좌부의 관점 비교해 보기

  • 불서
  • 입력 2023.07.17 14:49
  • 호수 1689
  • 댓글 0

상좌부불교에서 본 열반
담마삐야 사야도 지음, 정준영·차은숙 옮김/운주사/288쪽/1만8000원

경험 가능한 현상으로 정의
위빠사나 통한 실천도 제시
초기불교 입장과도 비교해

“마라여, 그대는 열반의 뜻을 잘못 알고 있습니다. 혹시 그대는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을 열반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까?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열반에 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까? 마라여, 일체중생이 아직 나의 법 가운데서 이익을 얻지 못했는데, 그대는 왜 나에게 반열반에 들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시자 마라가 속삭이다. “이제 편안히 반열반에 드소서.”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열반의 뜻을 잘못 알고 있다”며 마라의 청을 물리치신다. 그렇다면 열반이란 무엇일까. 적어도 열반이 불교수행의 목적이자 이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초기불교시대부터 오늘날까지도 불교학자, 비불교학자를 가리지 않고 ‘열반’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명확한 설명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심지어는 마라와 같이 열반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거나, 아니며 교묘하게 왜곡해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경전에 수록된 열반의 의미에 대해 분석하며 동시에 비평적인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책의 저자인 담마삐야 사야도는 미얀마에서 태어나 세계 각지의 수행자와 재가자, 학생들에게 명상을 지도한 세계적인 명상 수행자다. 저자는 열반을 ‘실천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현상’으로 바라보는 상좌부불교 전통의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열반이 오직 체험을 통해 깨달을 때만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고 그러한 까닭에 열반이란 부처님, 벽지불, 열반을 체득한 부처님 제자들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수행을 통해 지혜를 얻은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마지막 장에서 위빠사나 체험을 통한 열반의 완전한 이해가 가능함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주관 외에도 미얀마의 여러 수행승들의 의견을 풍부하게 인용하며 무엇보다 상당한 분량의 상좌부 문헌을 인용해 열반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길과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주석을 통해 초기불교의 열반에 대한 이해를 설명함으로써 양쪽의 입장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역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사실상 내가 알고 있던 열반이란 죽음과 동의어에 가까웠다”는 역자는 “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열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를, 단 한 사람이라도 열반을 향한 수행을 시작할 수 있다면 이 책의 필요성은 충족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89호 / 2023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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