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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 번뇌 줄이고 청정함 지켜주는 ‘울타리’

  • 불서
  • 입력 2023.07.24 16:01
  • 수정 2023.07.25 11:31
  • 호수 1690
  • 댓글 0

초학자와 함께하는 계율 공부 
정현 스님 지음·서주 스님 그림/담앤북스/290쪽/1만6800원

2020년 법보신문에 ‘계율’ 연재
​​​​​​​“개차법, 오용되는 일 없기를”

계(戒, Śīla)는 ‘훈련하다’ ‘습관 들이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Śīl]에서 파생됐다. 율(律)은 비나야(vinaya)로서 ‘법률’이라는 뜻이다. 계가 스스로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도록 훈련하고 습관 들이는 기준으로 자발적 다짐에 가깝다면, 율은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서로 간의 약속이며 규정이다. 

불교에 입문하는 이들은 삼귀의계와 오계를 수지하면서 삼보에 귀의할 것을 약속하고 다섯 가지 악은 행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곧 계를 통해 불자가 되는 것이다. 출가자에게는 그보다 더 많은 행동의 기준들이 요구된다. 반드시 해야 할 것과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다. 또한 승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율에 근거해 생활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계율에 대해 행동을 옥죄고 자유를 빼앗는 규제와 억압이라 여기는 이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계율은 수행자를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울타리며, 어둠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등불이며, 험난한 바다를 건너게 하는 나침반이다.”

봉녕사금강율학승가대학원의 조교수 정현 스님의 책은 다분히 출가수행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계율이 탐진치를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라는 점에서 이 책은 ‘불자답게’ 살아가길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어준다. 2020년 법보신문에 연재한 ‘정원 스님의 계율공부’를 수정·보완해 책으로 엮었다. 삽화는 2016년 개인전을 갖고 운문사 소식지 ‘운문’, 월간 ‘불광’ 등에 연재했던 서주 스님이 그렸다. 
 

 

계율이 불자됨의 출발이자 수행의 첫 기준임에도 계율을 강조할 때면 어김없이 전해지는 ‘미묘한 불편함’에 대해 정현 스님은 직설적으로 지적한다. 승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반에서 느껴지는 계율에 대한 경시 풍조가 그것이다. 정현 스님은 ‘형식에 대한 집착’이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되곤 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계율에 집착하는 폐해가 있기 위해서는 계행에 대한 지나친 중시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작금의 상황은 그런 폐해가 있을 정도로 계율이 중시되기만 해도 좋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특히 초학자라면 ‘집착’이라고 보일 만큼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계율의 기능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 아래서 비로소 ‘지범개차’를 지혜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행해지는 대다수의 개차법은 자신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변명이나 합리화의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종 엄중하고 무거운 억양으로 지계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년간 연재했던 글이 토대를 이루는 만큼 흔히 접할 수 있는 사회 현상들과 다양한 비유 등이 독자의 눈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0호 / 2023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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