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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철학자와 과학자의 대화

  • 불서
  • 입력 2023.07.31 14:47
  • 호수 1691
  • 댓글 0

이진경 장병탁의 선을 넘는 인공지능

이진경·장병탁 대담·김재아 글 
김영사 / 320쪽
1만7800원

‘철학자 이진경, 선어록을 읽다’ ‘이진경의 불교를 미학하다’ 등의 법보신문 연재를 통해 인문학적 불교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와 국내 AI(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자 개척자로 손꼽히는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POSCO 석좌교수가 만났다. 철학자와 공학자의 만남, 사회학과 과학의 만남으로 대표될 만한 두 사람의 대화는 인공지능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부터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까지 거침없이 짚어준다.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개체를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자의 설명은 불교적 세계관과 맞물려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을 이야기 할때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터미네이터’처럼 과연 인공지능에게도 ‘자아’가 생길까라는, 흔하지만 어려운 문제다. 이진경 교수는 이에 대해 “유기체 수준에서 개체 생존을 지속하려는 의지의 작용”이라고 자아를 정의하며 “(자아는) 신체적 쾌감과 고통을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기계가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자연발생적으로 기계로부터 자아가 생겨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과학이 인공지능에게 신체를 만들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공지능에게도 자아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신체’란 무엇인가를 불교적인 관점으로 재정의한다. “우리는 ‘나’의 신체가 ‘나’의 뜻대로 한다고 맞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분석한다. 쉽게 말해 내 몸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다면 배가 고픈 상태에서도 먹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끝내 음식에 눈길을 주지 않아야 하고 화장실에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방광은 이에 따라 버텨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러한 신체의 정의를 자아라는 의식과 결부시킨 이 교수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의식이 있으려면 자아가 있어야 하고, 그게 있으려면 신체적 생존의 지속을 목적으로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인간의 몸과 비슷한 새로운 기술체를 만들어 준다고 해도 그것이 자아의 발생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같은 불교적 해석은 과학적 분석과는 별도로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세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1호 / 2023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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