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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길수록 깊은 맛 우러나는 지혜의 언어

  • 불서
  • 입력 2023.07.31 14:52
  • 수정 2023.08.02 17:37
  • 호수 1691
  • 댓글 0

고요한 소리
연암 스님 / 도반
128쪽 / 1만5000원

고통 실상 깊이 바라보고
새털처럼 마음 가볍게 해
통찰과 따뜻한 위로 담겨

새기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금방 날아가 버린다. 불교 경전에서 ‘서사수지독송(書寫受持讀誦)’의 공덕을 찬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글은 수시로 필사하고 외우고 소리 내 읽어야 몸과 마음에 스민다. 체화가 되고 자신의 지혜로 내면 깊숙이 자리 잡는다.

용인 행복선원 선원장 연암 스님의 ‘고요한 소리’는 필사하고 외워도 좋을 책이다. 102개 아포리즘 형식의 짧은 글들은 읽고 새길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경전 공부 외에 위빠사나, 자비명상, 싱잉볼 명상 등 수행의 끈을 놓지 않았던 긴 세월을 거치며 무르익은 지혜의 언어들이다. 그 언어들은 고통의 실상을 들여다보게 하고,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해준다.

‘움켜쥐고 끌어당기며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탐심의 특성이라면 밀쳐내고 파괴하는 마음이 성냄의 특성입니다. 있는 그대로 알며 이해하는 마음은 지혜의 특성입니다.’ ‘미워하는 마음은 좋아하기에 드리우는 그림자, 좋아하는 마음은 미움을 드리우는 그림자, 좋고 싫음에서 벗어나면 진정 자유롭고 평안하리!’

산다는 것은 관계의 지속이다. 즐거움도 주지만 한없이 지치고 외롭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스님은 이렇게 조언한다. ‘내 생각을 주장하지 않으면 다툼을 그칠 수 있고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면 관계가 원만해집니다.’ ‘이해합니다 말하는 쪽이 마음이 더 넓은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 말하는 쪽이 더 많이 베푸는 사람입니다. 수고했습니다 말하는 쪽이 진짜 주인입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흐트러진 나를 거두어들이는 일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볼 때 좁았던 마음이 넓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의 근심을 덜어주려 할 때 자비와 연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의 어려움을 덜어주려 할 때 용기와 지혜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용인 행복선원 선원장 연암 스님은 글과 방송을 통해 사람들을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용인 행복선원 선원장 연암 스님은 글과 방송을 통해 사람들을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이 싫고 초라해질 때 앞날이 두려워질 때 새기면 좋은 말들도 많다. ‘우리 모두 누구나 업이 이미 굳어져 바꿀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자신한테 필요한 생활규범과 규칙을 세우고 스스로 자제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잠깐씩 하는 작은 일도 꾸준히 하다보면 큰 힘을 이룹니다.’ ‘간절하면 그곳에 몸을 던져보세요. 걱정되고 두렵던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워지면서 간절했던 것과 하나가 됩니다.’

수행자인 스님이 메시지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결국 마음공부다.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곱씹을수록 새롭다. ‘마음공부는 무엇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의 이치를 알아서 삶에 적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음공부는 어떤 초월적인 경지에 이르도록 하는 게 아니다. 마음을 알아차려 멈추거나 돌이킬 줄 아는 것. 그래서 일상의 행복을 영위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스님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고 명료하다. 스님의 법문은 행복선원 유튜브 채널에서, 매일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글들은 행복선원 네이버밴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91호 / 2023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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