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화엄사, 금산사, 백양사 선운사, 쌍계사 등 수많은 천년고찰을 지켜낸 고(故) 차일혁(1920-1958) 경무관을 추모하는 다례재가 화엄사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19교구본사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는 8월10일 화엄사 각황전과 차일혁 경무관 추모비 일대에서 제65주기 차일혁 경무관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차일혁 경무관의 추모행사에는 1998년 태공당 월주 총무원장의 발원으로 화엄사 경내에 추모비를 세웠으나 따로 다례재를 갖지 못하다가 지난해 10월2일 첫 추모행사를 가졌다.
대종 5타로 시작된 추모다례재는 개식, 헌다의례,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 행장 소개, 헌향, 헌화 순으로 봉행됐다. 추모다례재에는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 우석 스님 등 스님들과 김순호 구례군수, 유시문 구례군의장, 장길선 화엄사신도회장(구례군의원), 차일혁 경무관 기념사업회 선양회 차소영 회장, 경찰관계자, 화엄사신도회 등 100여명이 동참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고인의 업적과 유지를 후손과 사찰만이 알 것이 아니라 전 국민에게 알려 그분의 정신이 후대에까지 널리 이어질 수 있도록 추모다례재를 봉행하게 되었다”며 “차일혁 경무관의 그 이름은 길이 화엄사에 새겨질 것이고 이 공덕은 자손만대에 깊이 뿌리내릴 것이다”고 축원했다.
이어 “차일혁 경무관과 같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한 선각자가 있어 더 많은 문화재의 소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고 화엄사뿐만 아니라 천은사, 쌍계사, 금산사, 백양사, 선운사 등 수많은 천년 고찰들이 고인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며 “재삼재사 화엄사 호법신중과 다름없는 고인의 은혜에 화엄사 사부대중을 대표하여 고개 숙여 충심으로 감사드리며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차소영 차일혁 경무관 기념사업회 선양회장은 추념사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은 차일혁 경무관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무명의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목숨을 바쳐 희생하셨기 때문”이라며 “차일혁 기념사업회 선양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가슴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92호 / 2023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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