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꽃을 가꾸고, 나비와 산새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산승이다. 이 책은 산중에서 느끼고 발견하고 깨달은 일들을 5개 주제로 펼쳐낸 산문 시집이다.
첫 주제인 ‘꽃’ 편에서는 산사 주변에 피는 부처꽃, 불두화, 산수국 등 35종의 각양각색 꽃을 촬영해 꽃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꽃말과 특징을 시어로 담아냈다. 이어 ‘나비’ 편에서는 대왕나비, 사향제비나비 등 22종의 나비 몸짓을 담았다. 동고동락하듯이 찾아오는 나비를 마치 손님 접대하듯 손등에 땀과 고귀한 꿀로 대하는 얘기.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사랑으로 방생하는 것이 거미에게는 실례인 줄 알면서도 전생에 나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처럼 나비를 대하고 나비와 산새의 죽음까지도 자연사박물관에 보관토록 한 얘기들은 울림이 크다.
24개의 얘기가 담긴 ‘산새’ 편에는 새들의 특성을 면밀히 관찰하고 방 안이나 법당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과 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을 담았다. 스님이 새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방송되기도 했다. ‘자연, 곤충, 문화, 사찰’ 편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의 신비로움에 대한 감상을 27편의 시와 사진으로 담았으며, 마지막 ‘깨우침’ 편에서는 19개의 주제로 ‘삶의 이치’, ‘삶의 방향성’을 깨닫게 하며, 시집 말미에 고려시대 광종의 총애를 받았던 균여 스님의 ‘보현행원가’ 11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수록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92호 / 2023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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