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암곡 부처님 세우기 발원하며 불사금 모은 부산 해동고 학생들

  • 교계
  • 입력 2023.08.20 23:25
  • 수정 2023.08.20 23:28
  • 호수 1693
  • 댓글 1

파라미타 문화재애호활동 계기
6월 중순부터 2개월 모금 목표
8월15일, 열암곡부처님 친견
해동법당에 30개 이상 저금통
9월1일, 서울 조계사서 전달식

폭염이 이어지던 8월, 영축학원(이사장 현덕 스님) 산하 부산 해동고(교장 이수길) 최성진 군이 교내 해동법당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성진 군은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린 뒤 가방에서 노란색 하트 저금통을 꺼내 들었다. 불단에는 동전을 가득 채운 여러 개의 저금통이 나란히 부처님 앞에 놓여 있었다. 저금통마다 붙여져 있는 사진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성진 군도 제법 묵직한 저금통을 정성스럽게 올려놓은 뒤 다시 합장하고 법당문을 나섰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을 향하는 성진 군의 얼굴에는 열암곡 부처님을 닮은 미소가 피어났다.

해동고 청소년들이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는 ‘천년을 세우다’ 불사에 동참한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된 부처님 바로 모시기 원력행은 매년 해동고 파라미타가 이어온 문화재 애호 활동이 계기가 됐다. 이 활동은 해동고 파라미타청소년협회 소속 학생들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는 열린 문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해동고가 주최하고 부산시교육청과 대한불교진흥원의 후원으로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하고 영축총림 통도사를 참배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해동고는 학생들이 경주 열암곡을 찾아 마애 부처님을 직접 친견하고 부처님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기원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단순히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조계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천년을 세우다’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해동고는 앞서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를 통해 생명나눔을 위한 저금통 모금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올해는 ‘천년을 세우다’ 동참을 위해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의 도움으로 저금통을 제작, 앞면에는 열암곡 마애부처님 사진을, 뒷면에는 동참 학생의 이름을 적을 수 있는 스티커를 붙였다. 저금통을 가져간 학생들은 ‘매일 200원씩 2개월 동안 동참’을 목표로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개월이 되기도 전에 이미 저금통을 가득 채운 학생들이 해동법당을 찾아 불단에 저금통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해동고는 8월15일 경주 열암곡을 찾아 마애부처님을 친견했다. 안정수 교법사를 비롯해 박경연, 문제원, 허윤경, 유성국 교사 그리고 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원 학생 16명은 폭염의 날씨에도 마애부처님 친견하며 ‘천년을 세우다’ 불사가 원만히 회향되기를 기원했다. 친견 법회에 이후 해동법당의 불단에는 30여개가 넘는 저금통이 올려졌다. 파라미타 회원뿐 아니라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동참한 덕분이다. 

“열암곡 마애 부처님이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뒤집힌 채로 버텨온 것을 보고 그 정신력와 인내를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이승환 군, 해동고 파라미타 회장)

“마애불이 언제쯤이면 예전처럼 똑바르게 서 있을 수 있을까. 최대한 빨리 부처님을 세웠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천진명 군)

“나중에 부처님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 부처님을 세워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서대영 군)

“천운처럼 유지된 우리 문화재가 한시라도 빨리 복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성수 군)

“오랜 힘든 시간 동안에도 자신의 어려움을 잊고 오히려 자신보다 더 낮을 곳을 바라보며 모두 행복한 세상 되길 원하는 그 마음을 보았습니다.”(문제원 교사)

해동고 파라미타 재학생들은 9월2일 제15회 나란다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9월1일 조계사에서 학생들이 직접 조계종 미래본부에 저금통을 기부하는 전달식도 갖는다.
 
안정수 해동고 교법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저금통을 기대 이상으로, 그것도 빠른 속도로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열암곡 부처님께서 품고 계신 천년의 원력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비록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매일 조금씩 모은 정성이 한국불교를 일으켜 세우고 다음 세대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친견한 데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찾아 문화재 애호활동을 펼친 해동고 파라미타.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93호 / 2023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