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따니빠따’는 ‘담마빠다’와 함께 가장 오래된 경전이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귀에 익숙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하늘이여, 비를 내릴 테면 내려라’는 유명한 구절의 출처도 이 경전이다.
‘숫따니빠다’는 마지막 장의 이름에서 알수 있듯 ‘피안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경전이다. 문장 형식이 간결하고 내용이 쉽기에 남방불교권에서는 일찍부터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한역경전 중에는 이에 해당하는 경전이 없기 때문에 대승불교권에는 일본에서 19세기에 번역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스님이 일본 남전대장경에 수록된 ‘숫따니빠따’를 우리말로 옮겨 출간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팔리어를 직접 번역한 책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운문의 운율을 유지하면서 의미를 살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번 ‘숫따니빠따’는 지난 30여년간 불교학 연구와 경전 번역에 매진해온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번역했다. 원전의 의미를 손상하지 않고 명쾌한 의미를 드러내면서 운문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우리말로도 노래할 수 있도록 옮겼다.
‘숫따니빠따’는 부처님이 제자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과 나눈 문답 형식의 경전이다. 죽음, 늙음, 자유, 욕망, 깨달음 등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이 소박하면서도 명료하게 잘 드러나 불자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93호 / 2023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