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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승가대 토론대회, 12개 팀 접전 펼치며 올해도 열띤 법석

  • 교계
  • 입력 2023.08.30 13:50
  • 수정 2023.08.30 14:24
  • 호수 1695
  • 댓글 0

제7회 성안스님배 해인사승가대학토론대회
8월27일, 결선 진행…‘진담100%’ 팀 우승
3개월 예·본선 거치며 연찬·논강 능력 키워
“부처님 법 명료하게 전하는 수행자 되길”
해인사승가대후원회, 교육기금 300만원 전달

“등신불과 즉신불은 불교적 해탈인가, 아닌가.”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 ‘법화경’의 소신공양편, 즉신불이 되기 위해 고행하는 일본 종파 등을 앞세운 학인스님들의 토론은 한 치 양보 없이 팽팽했다. 각각의 입장을 표명하는 20분 간의 입론과 곧 이어진 20분간의 문답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치열했던 토론을 후회없이 펼친 ‘진담100%’ 팀과 ‘해성슈퍼’ 팀은 긴장된 얼굴 속에 결과를 기다렸다. 심사결과 우승인 가전연상은 진담100% 팀에게 돌아갔다. 준우순인 부루나상을 수상한 해성슈퍼팀도 우승자들을 아낌없는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해인사승가대학(학장 보일 스님)이 8월27일 오후 1시부터 해인사 경내 보경당에서 진행한 ‘제7회 성안스님배 해인사승가대학토론대회’는 올해도 12개 팀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졌다.

해인사만의 열띤 토론 문화로 자리잡은 토론대회를 앞두고 12개 팀을 구성한 해인사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은 지난 3개월 동안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4라운드, 총 48번의 진지한 예선 토론을 펼쳐왔다. 토론대회는 사실상 교학 연찬과 논강의 다른 이름인 셈이다. 학인 스님들은 각각의 주제에 맞춰 불교적 관점에서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경전의 가르침을 적용했다. 이같은 과정은 예선과 본선을 거쳐 최종 결선에 진출한 △해성슈퍼(성원3, 해종3), △자몽에이드(자산3, 금몽1), △진담100%(현담3, 견진2), △돈워리(월찬3, 법일1)의 4개팀은 그동안 익힌 논강(論講)실력을 심사위원 앞에서 유감 없이 펼쳐보였다.

심사위원으로는 해인총림 전계사 무관, 동당 수좌 세민, 주지 혜일, 유나 원타, 다주 여연, 한주 선용, 염불원장 혜문, 율주 경성, 총무국장 향록, 율원장 금강 스님이 참석했다. 올해는 조계종 교육원장 직무대행 지우 스님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석, 해인사 토론대회를 직접 참관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해인사승가대학장 보일 스님은 “하안거 때가 되면 산중 어른 스님들과 강원 후원회분들을 모시고 잔치가 벌어지는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며 “하안거 내내 학인 스님들이 열심히 정진하고 토론하고 글로 쓰고 표현했던 부처님의 가르침들을 오늘 회향하는 자리인 만큼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아낌없는 응원과 덕담을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직무대행 지우 스님은 “말로만 듣던 해인사 토론대회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뚜렷한 견해로 세워 다른이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토론하면서 서로 확인하는 이러한 활동이 강원, 나아가 종단 차원에서도 진행한다면 한국불교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이런 토론대회가 각 승가대학에도 널리 확산 됐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준결선 토론 주제로는 망자의 디지털 기록(SNS계정, 영상, 사진)을 유가족에게 제공하는 과정을 주제로 ‘불교적 관점에서 온라인 계정 상속세 도입은 타당하다’가 제시됐다. 스님들은 마이클 잭슨의 유작이 된 다큐영화 ‘디스 이즈 잇’과 최근 벌어진 사회적 사건을 등을 사례로 들거나 아들을 잃은 끼사 고따미(Kisa Gotamī)의 경전 속 이야기를 제기하며 공방을 펼쳤다. 심사위원과 대중들은 두 번에 걸친 토론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1시간에 걸친 준결선 토론 결과 해성슈퍼 팀과 진담100% 팀이 최종 결선에 올랐고, 결선 토론 결과 진담100% 팀이 최종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3개월간의 대장정을 우승으로 회향한 진담100% 팀 현담 스님은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는 과거 부처님께서 행하셨던 가르침 방식을 그대로 이어온 소론, 대론, 논강을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온 것”이라며 “해인사승가대학이라는 전통 강원에서 이러한 교육 방식을 유지·계승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결선토론을 진행한 해성슈퍼(성원3, 해종3) 팀은 준우승인 부루나상을 수상했으며 돈워리(월찬3, 법일1)팀과 자몽에이드(자산3, 금몽1)팀은 공동 3위로 용수, 마명상을 각각 수상했다.

우승자 발표에 앞서 승가대학후원회는 교육기금 300만원을 해인사승가대학장 보일 스님에게 전달했다.

유나 원타 스님은 총평에서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니 해마다 발전을 더해 가고 있다”면서 “더욱 자신 있고 깊이 있게 학문을 연찬하며 성숙해 나간다면 사회적으로 공헌하고 봉사할 수 있는 좋은 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도 “지금 공부한 것이 바탕이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이 진실이라는 것을 잘 대변할 수 있는 훌륭한 불제자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우승을 차지한 진담100% 팀 견진 스님은 “학인들이 토론을 통해 부처님의 말씀이나 경전의 내용을 공부하고 부처님 말씀을 진의에 가깝게 해석하는 노력은 포교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대회를 준비하며 학인스님들을 지도한 해인사승가대 학감 법장 스님은 “7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과도기와 성숙기를 지나 이제는 안정기로 접어들었다”며 “학인 스님들은 어디에서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경전을 통해 세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들이 되었다”며 그동안의 토론대회가 이룩한 성과를 평가했다. 이어 학인스님들이 만들어나가는 토론대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지난 7년의 노력이 지금의 학인 스님들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한 법장 스님은 “그동안의 성과로 성장한 학인 스님들이 올해부터 졸업해 산문을 나서면 사회와 화합하며 불교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부처님 법 전합시다’의 구현을 위해 불교를 간결한 언어, 상대방에게 바로 필요한 단어로 알려주는 대기설법의 능력을 꾸준히 키워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성안스님배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는 2012년 안타까운 사고로 입적한 팔만대장경 보존국장 성안 스님을 기리고자 스님의 유족들과 승가대 제39회 동문스님들이 장학기금을 조성해 2017년도 첫선을 보인 후 올해 7회째를 맞고 있다. 토론대회는 해인사승가대학 내에서 예·본선을 거친 후 결선에 오른 학인 스님들이 하안거 해제에 앞서 산중 원로스님들 앞에서 그동안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다.

대구지사=윤지홍 지사장 fung101@beopbo.com

[1695호 / 2023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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