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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정시 뿌리엔 의상·원효가 있다

  • 불서
  • 입력 2023.09.05 14:17
  • 호수 1695
  • 댓글 0

한국 불교시의 기원
서철원 지음 / 에피스테메 / 368쪽 / 2만2000원

신라불교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의상과 원효 스님에 대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두 스님의 사상과 행적이 남긴 영향은 신라의 사회와 종교뿐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 전반을 두루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적 접근’ 즉 불교시에 대한 연구는 그리 흔한 시도가 아니다. 불교시 연구는 문학사와 사상사가 접목하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그나마 사상사의 용어와 개념 설명에 치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학으로서 불교시의 가치,  더 섬세하게는 서정시의 출발점으로서평가한 시도는 더욱 드물다.

이 책은 의상 스님과 원효 스님의 종교적 성취가 ‘법성게’와 ‘대승육정참회’와 같은 시의 형태로 표현됨으로써 향가의 시어 구축에 크게 이바지했음에 주목한다. 또한 관음신앙을 중심으로 개개인의 구체적인 어려움을 해결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이후에는 선불교와 유학의 자연관까지 이어졌다. 이는 결국 자연과 인간에 대한 한국 서정시만의 독창적인 이해로 귀결되고 있음을 분석한다. 

서울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과정이 모두 신라 초기 게송에서 비롯되었다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선편을 잡았던 이들의 시어는 문학과 사상의 만남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의상과 원효 스님뿐 아니라 신라시대 널리 유행된 향가 가운데 현전하는 25수의 향가 모두 고승들의 기록에 의해 전해지는 점도 주목한다. 포교와 대중 교화에 목적을 두고 지은 향가이기 때문이라는 표면적인 해석에 머물지 않고 불교를 통해 변화 발전한 당대의 인식들이 어떻게 작품 속에 녹아들었는지도 파헤쳐 본다. 

저자는 “과거에는 향가가 불교시였다고 주장했던 분들조차 이들 사상가의 게송을 연구 대상에 포함한 경우가 드물었다”며 “고 김상현 선생님의 생전 가르침 덕분에, 향가와 한국 서정시의 기원을 향하려면 이들(의상·원효 스님)과의 만남이 필연적임을 알게 되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5호 / 2023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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