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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천자암, ‘수행자의 표상’ 활안 스님 추모다례재·탑비 제막

  • 교계
  • 입력 2023.10.05 18:53
  • 호수 1699
  • 댓글 0

10월4일, 천자암 일대에서
비문, 현봉 스님 직접 작성

40안거를 성만하며 한평생을 수행정진해 온 수행자의 표상이었던 전 조계종 원로의원 신광당 활안 스님의 추모다례재 및 탑비 제막식이 거행됐다. 송광사 천자암(감원 법웅 스님)은 10월4일 천자암 일대에서 신광당 활안 스님 4주기 추모다례재 및 탑비 제막식을 봉행하고 스님의 뜻을 이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조계종 어산종장 덕산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된 다례재에는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을 비롯해 회주 영진, 수좌 범종, 선덕 현묵, 주지 자공, 유나 영선 등 송광사 본말사 스님들과 원로의장 자광, 수석부의장 보선 스님 등 원로 대덕 스님들이 동참했다. 다례재는 상단불공에 이어 종사영반, 헌다, 대중삼배, 반야심경 독송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대중들은 천자암 부도전으로 이동해 탑비 제막식을 가졌다. 삼귀의, 반야심경, 내빈소개, 경과보고, 제막식, 비문 낭독, 헌화, 추모사, 인사말,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활안 스님 상좌 법웅 스님은 “은사 스님이 기해년에 입적하시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3년째인 작년에 부도를 모셨고 오늘 4주기를 맞아 탑비를 모시게 되었다” 며 “탑비 조성을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약 1억2700만원을 들여 탑비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스님들은 심부름하는 사람이고 항상 사찰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은 직접 쓴 ‘神光堂 活眼 大宗師 碑(신광당 활안 대종사 비)’의 비문을 낭독하며 “松柏(송백)은 눈서리를 겪어 더욱 高節(고절)해지듯 難苦(난고)한 몸으로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發心修行(발심수행)하여 널리 敎化(교화)하신분이 신광당 활안 대종사”라며 “천자암 중창불사를 서원하고 가파른 산길을 몸소 재목과 기왓장을 져 나르면서 법당을 중건하고 법왕루, 나한전, 종각, 요사채 등을 신축하며 호시우보의 자세로 정진하신 수행자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원로의장 자광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사바세계를 떠난지 4년이 되었으니 신광당 활안 스님은 속환사바하여 전법도생 하자”라며 “여기 계조산이 비었고 전국의 율원들이 혼미해졌으니 꼭 다시오셔서 율원도 살리시고 계조산도 살리시여 법음을 다시 펴시기 바란다”고 스님의 속환사바를 기원했다.

송광사 주지 자공 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원로의장 자광 스님을 비롯해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 등 대덕 스님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천지를 개벽한 것처럼 지금의 천자암을 만들어 주신 큰스님과 대를 이어 은사 스님의 뜻을 이어주신 법웅 스님께 감사드리며 활안 큰스님 탑비 제막식이 원만하게 진행되어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활안 스님은 1926년 전남 담야군 용면 분통리에서 태어나 해방이 되던 해인 1950년 20세의 나이로 순창 순평사에서 석두 스님의 감화로 발심하여 출가했다. 1953년 수덕사에서 월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고 1958년 통도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스님은 석두 선사로부터 받은 ‘나고 죽는 그 이전의 나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참구하며 제방 선지식을 찾아 琢磨(탁마)하면서 40안거를 수행했다. 구산 스님의 권유로 조계산 천자암에 주석하며 禪農一如(선농일여)의 一行(일행) 三昧(삼매) 속에 加行精進(가행정진)하다 1978년 새벽 홀연히 밝아오는 소식에 그 환희로운 경지를 게송으로 읊었다.

通玄一喝萬機伏(통현일갈만기복)하니 言前大機傳法輪(언전대기전법륜)이라 法界長月一掌明(법계장월일장명)하여 萬古光明長不滅(만고광명장불멸)이로다.

그해 여름 구산 선사는 활안 스님에게 수행을 칭찬하며 神光(신광)이라는 법호와 게송을 전했다. 스님은 100일 폐관정진을 13번 하고 300일 묵언정진을 세 번이나 하며 천자암을 중창했다. 1999년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되고 2004년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90세를 넘어서도 일행삼매 정진해오다 2019년 9월18일 천자암에서 세수 94세, 법랍 67세에 입적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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