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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행수륙도량 진관사 지화, 문화재 가치 충분하다”

  • 교계
  • 입력 2023.10.05 21:30
  • 수정 2023.10.05 21:51
  • 호수 1699
  • 댓글 2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 특별전
‘자비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
10월5~9일, 서울 한문화체험관서
문화재 지정 필요성 제기 이어져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 특별전 ‘자비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 가 10월 5~9일 서울 진관사 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린다.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 특별전 ‘자비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 가 10월 5~9일 서울 진관사 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린다. 

무르익는 가을의 향기보다 더 짙은 자비의 향기가 종이로 만든 꽃 위로 벌·나비를 불러모았다.

10월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진관사(주지 법해 스님) 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 특별전 ‘자비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 개막식에서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의 장삼깃에 달린 지화 위에 벌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사부대중이 지난 1년간 온 정성을 기울여 피워올린 종이꽃에 국화향보다 그윽한 자비의 향이 가득했나 보다.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소장 도운 스님. 이하 지화연구소)는 10월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 ‘관무량수경’과 서방 극락정토를 묘사한 탱화 등을 바탕으로 극락세계를 장엄하고 있는 다채로운 꽃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서방 극락정토 왕생자가 연꽃에서 태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극락세계 연지’는 이번 특별전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10월 5일 열린 개막식에는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진관사 주지 법해, 조계종 비구니어장 동희,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장 도운, 부소장 성돈 스님과 김미경 은평구청장,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 김용덕 서울시 문형문화재위원장, 서인화 서울시문화재위원, 구미래 불교민속학회 소장, 심대근 진관사 신도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10월 5일 열린 개막식에는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진관사 주지 법해, 조계종 비구니어장 동희,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장 도운, 부소장 성돈 스님과 김미경 은평구청장,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 김용덕 서울시 문형문화재위원장, 서인화 서울시문화재위원, 구미래 불교민속학회 소장, 심대근 진관사 신도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개회식에서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지화연구소 회원분들의 지극한 불심과 원력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났다”며 “진관사 대중은 오랜 세월 전승되어온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기 위해 1999년 지화회를 창립한 이후 지금까지 지화에 대한 심화연구 및 전문화된 교육으로 전승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화연구소는 진관사의 전통 재·의례에 사용하는 사찰 장엄지화의 맥을 체계적으로 보존·계승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1999년 ‘지화회(초대회장 법해 스님)’가 발족하면서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2020년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천연염색과 전통적인 장엄지화 제작 기법, 불교문헌 연구와 구술 채록, 자료 수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지화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화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주지 법해 스님(가운데).
지화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주지 법해 스님(가운데).

국행수륙재 설행 도량인 진관사의 지화는 국행수륙재 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이어온 또 하나의 불교전통문화다. 조선 건국 초인 1397년 태조에 의해 왕실 주관 수륙재 설행 도량으로 지정된 진관사는 왕실에서 직접 종이를 공급받았다. 세종2년(1420년)의 국행수륙재에서는 종이 천 장을 왕실로부터 받아 수륙재의 의례문서에 해당하는 방문을 비롯해 도량을 장엄하는 번, 공양물인 지전, 지화 등의 제작에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국행수륙재에 올리는 공양물을 규정한 전물규정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지화 제작 등이 의례의 중요한 요건이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1897년 9월30일자 ‘독립신문’에는 ‘진관사 승려들이 종이(한지)를 오려 갖가지 색의 지화를 만들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있어 진관사에서 지화를 만드는 전통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방 극락정토 왕생자가 연꽃에서 태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극락세계 연지’. 
서방 극락정토 왕생자가 연꽃에서 태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극락세계 연지’. 
극락세계의 연꽃에서 태어나는 왕생자.
극락세계의 연꽃에서 태어나는 왕생자.
'극락세계 연지' 작품은 '관무량수경'에 설해져 있는 극락왕생자의 연화생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극락세계 연지' 작품은 '관무량수경'에 설해져 있는 극락왕생자의 연화생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밝히는 동시에 현재까지도 지화 제작의 전통과 맥이 진관사를 통해 면면히 계승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번 특별전 개막식에서는 “진관사의 지화 제작 전통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조계종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은 축사에서 “불교 지화 장엄은 무에서 유를 끌어내고 무생명에서 생명을 찾아내는 불교적 기본 이념과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분야”라며 “진관사 수륙재가 세계인이 보존해야 할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듯이 진관사 불교지화도 국가에서 보존과 계승을 책임져야 할 무형문화재로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돈희 동국대 사학과 석좌교수도 “진관사에서 지화 제작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은 민속학자로서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며 “이러한 전통이 꾸준히 이어지고 더욱 발전하기 위한 체계적인 보존·계승 방안이 필요하다”고 무형문화재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덕 서울시 무형문화재위원장도 “조선시대 왕실의 지원을 받으며 발전시켜 온 무형문화유산을 근현대 접어들어 오직 스님들의 힘만으로 보존·계승해 온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제는 다시 국가가 나서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장 도운 스님이 진관사 지화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진관사지화장엄연구소장 도운 스님이 진관사 지화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지화연구소장 도운 스님은 “지화는 불교의 생명 존중 정신을 담아내는 동시에 선정력과 수행력이 담긴 결과물”이라며 “이러한 전통 지화의 맥이 진관사에서 계승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사부대중이 함께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99호 / 2023년 10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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